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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讀書聲(독서성)

여러 가지 소리 중에 자식의 글 읽는 소리가 가장 아름답다.

 

허균 선생은 다음과 같이 읊고 있다. 솔바람 소리(松聲), 시냇물 흐르는 소리(澗聲), 산새 지저귀는 소리(山禽聲), 풀벌레 우는 소리(野蟲聲), 학이 우는 소리(鶴聲), 거문고 뜯는 소리(琴聲), 바둑 돌 내려놓은 소리(碁子落聲), 비가 섬돌에 똑똑 떨어지는 소리(雨滴階聲), 하얀 눈이 창밖을 두드리는 소리(雪灑窓聲), 차 끓이는 소리(煎茶聲), 이런 소리야 말로 지극히 청아하고 맑은 소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리 말고 더 아름다운 소리가 있는데 讀書聲이다. 그 중에서도 자기 자식의 글 읽는 소리(子弟讀書聲)가 가장 듣기가 좋고 듣고 싶어하는 소리라고 적고 있다.

中國詩 가운데 ‘뉘 집의 아들일까?, 새벽까지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는 아이는?(孤村到曉猶燈火 知有人家夜讀書)’이라는 구절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송강가사에 ‘달빛 감상하고 꽃을 보는 것이 아무리 좋다고 하나 한 집안의 화목한 얼굴빛만 못하고, 가야금 타는 소리 바둑두는 소리가 아무리 좋다고 하나, 아이 글 읽는 소리만 같지 못하다’라는 내용이 있다. 다산 선생이 길을 가다 오두막집에서 흘 나오는 글 읽는 소리를 듣고 지은 시가 있다. ‘온 세상에 무슨 소리가 가장 맑을고, 눈 쌓인 깊은 산 속의 글 읽는 소리로세 신선이 패옥차고 구름 끝을 거니는 듯 천녀가 달아래 거문고를 퉁기는 듯...’ 거기에 글 읽는 소리를 생각해보라 누가 싫어한다고 말하겠는가.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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