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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액션’에 철학 담아…”

 

‘부산영화제’ 이 후 3년 만에 내한

아이·부모 함께 즐길 영화 제작

액션 속 ‘형이상학적’ 문제 담아

연출 완성도 위해 오랜 기간 투자

영화 ‘루시’ 감독 뤽 베송


“국적은 상관없습니다. 재능이 중요하죠. 최민식 씨는 제가 예전부터 존경하던 분입니다. 만약에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면 아마 제가 죽였을 거예요.(하하).”

뤽 베송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 CGV에서 ‘루시’ 시사가 끝나고 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민식을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확신이 들지 않아 여러 번 다시 찍자고 감독을 졸랐다”는 최민식의 말에 대해 “배우가 다른 테이크로 가자고 감독에게 제안하는 것만큼 감독을 만족스럽게 하는 건 없다”며 “그만큼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송 감독은 지난 19일 ‘루시’ 홍보차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지난 2011년 ‘더 레이디’를 들고 부산영화제를 찾은 지 3년 만이다. 앞서 1997년 ‘제5원소’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것까지 꼽으면 이번이 세 번째 내한이다.

그가 들고 온 ‘루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루시(스칼릿 조핸슨)가 마약왕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복합약물을 통해 뇌기능의 100%까지 쓰게 된 루시의 행적을 따라간다. 액션이지만 인류의 기원과 신의 존재 등 형이상학적 문제들을 장르 안에 녹였다.

그는 “10년 전쯤 암세포를 연구하는 영국의 한 여성 학자를 만나서 착안한 이야기”라며 “나는 뇌의 2%밖에 사용할 수 없어서 영화를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영화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뇌의 약 10%를 사용한다.

그는 액션 장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잘 만든 액션영화라도 30분 후에는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뻔히 알아 지겨워지기 시작한다”며 “몇 년 전부터 철학적인 콘텐츠를 액션에 버무릴 수 없을까 고민했다. 아이도 부모도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1983년 ‘마지막 전투’로 데뷔한 베송 감독은 ‘아더와 미니모이’ 시리즈(2006~2010) 같은 청소년 영화를 제외하고 10편 남짓만 만들었다. 80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하고, 시나리오를 쓴 점에 비춰보면 과작(寡作)인 셈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는 건 영화를 할 때의 초심을 일깨워서 좋지만, 연출을 직접 하는 건 산고의 고통이라고 했다.

“매일 아침 볼펜 하나와 종이로 시나리오를 씁니다. 유명하든 가난하든 아침이 되면 모두 평등합니다. 이러한 도전이 마음에 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을 받아 좋습니다. 연출은 조금 다릅니다. 훨씬 힘듭니다. 그래서 사랑에 빠져야 합니다. ‘루시’는 옛날부터 생각해왔고, 침착하게 잘 기다렸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만들었습니다. 예전에 만들었다면 완성도가 좋지 못했을 겁니다. 영화를 만드는 건 마치 아기를 출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하고 아껴야죠. 저는 할리우드 사람들처럼 기계적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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