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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남북관계 긴장, 누구에게 이익인가?

 

지금도 남북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다. 이 긴장은 현재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두고 가열되고 있다. 이 연습은 한국과 미국이 지난 1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군사훈련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에 북한의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은 ‘선군절’의 중앙보고대회 연설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했다. 이어서 그는 한미가 UFG연습을 벌이면서 한반도를 전쟁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반도의 무력통일 발언이라는 대남위협인 것이다. 북한이 올해 들어와 특히, UFG연습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배경은 이 연습을 핵전쟁연습이자 대북강경도발전략이라고 보는 데에 있다. 한미당국은 지난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2014년 UFG연습부터 북한핵의 억제전략을 처음으로 공식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훈련이 바로 북한을 겨냥한 군사적 억지전략의 이른바 ‘맞춤형 억지전략’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께서 ‘8·15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생태계 연결의 환경협력, 북한 농촌의 생활환경 개선, 겨레말 큰사전 편찬과 같은 문화사업의 전개 등을 북측에 제안했다. 지난 11일 우리 정부는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을 8월19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의하면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 5·24 조치, 금강산관광 문제 등을 다룰 수 있는 길도 열어두었다. 하지만 북한은 UFG 연습에 대해 연일 강하게 비난하면서 우리의 제안과 제의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2일 273명의 선수단을 ‘인천아시안게임’에 보낼 것이라는 입장을 남측에 통보하면서 선수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는 문서 교환 방식을 통해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통일부도 수용했다. 25일, 통일부는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된 구체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북측과의 서면협의를 최대한 빨리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단 파견 통보와 우리 정부의 수용입장에 따라 8월 말~9월 초엔 남북관계가 긴장에서 해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UFG 연습이 오는 29일 끝나는 시점이다. 그 이후에 오는 9월 19일부터 16일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게 된다. 바로 이 시점이, 남북관계가 장기적 갈등과 대립의 늪에서 벗어나 조속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가야 할 선택의 기회인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이미 남측이 북한에 제의했던 남북고위급회담의 개최, 이를 통해 5·24 조치의 해제, 금강산관광의 재개 등이 현실화될 수 있는 선택을 남과 북은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현재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6년여 동안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된 남북관계의 긴장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된다. 남과 북이 다툼과 싸움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는 한 둘 다 힘이 빠지고 쓰러지고 지쳐버린 결과로 제3국이 모든 이익과 이득을 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국(戰國)시대에 소대(蘇代)가 조(趙)나라의 혜왕(惠王)에게 설파한 ‘방휼지쟁’(蚌鷸之爭)의 고사에서 교훈을 얻자. 도요새와 조개가 서로 다투다가 둘 다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지 않는가. 위(魏)나라를 치려고 한 제(齊)나라 왕에게 순우곤이 진언한 ‘견토지쟁’(犬兎之爭)의 고사도 마찬가지다. 쫓는 개와 쫓기는 토끼도 둘 다 모두 힘이 빠져 쓰러져 죽고 말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양 측이 맞붙어 싸우는 바람에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본다는 ‘어부지리’(漁夫之利)와 상통한 말이다.

따라서 이제는 남과 북이 더 이상 제3국만 이익과 이득을 주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다툼과 싸움을 멈춰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남과 북은 밀고 당기는 다툼과 싸움을 그만 멈추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통해 서로 함께 더불어 상생하는 방안을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이다. 오는 29일 끝나는 UFG 연습, 오는 9월19~16일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시점이 바로 그 선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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