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은 하나의 질병일 뿐… 치유센터 찾아오세요”
“도박중독은 하나의 질병일 뿐… 치유센터 찾아오세요”
  • 이상훈 기자
  • 승인 2014.08.28 20:46
  • 댓글 0
  •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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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 훈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

“도박중독은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질병’으로써 치료 대상입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이하 센터)의 장을 맡고 있는 김경훈(43) 센터장은 도박중독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예방·치유에 힘쓰고 있다.

최근 ‘조현병’으로 명칭이 바뀐 정신분열증과 조증, 우울증을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하던 김 센터장은 우연한 기회로 도박중독 치유 활동에 전념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지난 2005년 알코올 상담센터에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경륜·경정중독자 재활 센터로 들어가게 됐다”며 “이후 도박중독과 관련한 치료활동에 힘쓰다 보니 자연스레 현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도박중독예방 치유센터 전국 5곳
상담·치유·전문인력 양성 등 업무
중독자 등 올 200여명 경기센터 이용


온라인 통해 사설 스포츠 도박 증가
10대 비롯 전 연령층 쉽게 빠져
거액 손실 보고 불법행위 악순환


본인이 중독됐다는 위험성 인지 못해
가족들이 관심 갖고 센터 찾아야
숨기지 않고 1336으로 전화하길




“도박중독은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질병’으로써 치료 대상입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이하 센터)의 장을 맡고 있는 김경훈(43) 센터장은 도박중독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예방·치유에 힘쓰고 있다.

최근 ‘조현병’으로 명칭이 바뀐 정신분열증과 조증, 우울증을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하던 김 센터장은 우연한 기회로 도박중독 치유 활동에 전념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지난 2005년 알코올 상담센터에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경륜·경정중독자 재활 센터로 들어가게 됐다”며 “이후 도박중독과 관련한 치료활동에 힘쓰다 보니 자연스레 현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는 이곳 경기센터를 포함해 본부가 있는 서울 그리고 강원, 광주, 부산 등 총 5곳에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국무총리소속)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는 카지노, 마사회, 로또 등 사행산업체가 부담하는 예산으로 재정을 부담하고 있다.
 


센터는 도박으로 발생하는 폐해를 최소화하고, 도박중독으로 피해를 겪는 이들을 위한 예방교육 및 홍보활동, 도박중독 상담 및 치유, 지역사회와의 연계사업, 조사연구, 전문 인력 양성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경기도박치유센터에는 현재 김 센터장을 포함해 치유재활팀, 예방홍보팀 등에 소속된 직원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기도 전역에서 찾아오는 이들을 모두 맡기에는 역부족일 만도 하지만 직원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연일 이어지는 상담과 예방·치유활동에 여념이 없다.

김 센터장은 “센터에 있는 직원 모두 정신건강과 관련된 고등 교육까지 마친 전문 상담사”라며 “도박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하루라도 빨리 치유하기 위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박치유센터를 찾은 이들은 도박자 180명과 가족 163명 등 총 343명으로, 올해의 경우 7월 현재까지 도박자 117명, 가족 95명 등 총 212명이 등록해 정기적으로 상담 및 치유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센터를 찾은 이용객 343명의 77%는 30~50대로, 50대가 92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88명, 30대가 82명으로 뒤를 이었다. 눈여겨볼 점은 10대와 20대도 각각 6명, 38명이 센터를 방문했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누구나 스마트폰, 인터넷을 통해 사설 스포츠 도박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20대 청년은 물론 10대 청소년도 도박에 쉽게 빠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센터를 찾은 이들이 즐기던 도박도 인터넷 사설 스포츠 도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도박중독이 이제는 특정 세대가 아닌 전 사회 세대원이 쉽게 빠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경기도박치유센터를 찾은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인터넷 사설 스포츠 도박을 즐기다가 2천만원의 손실을 보고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인터넷 중고거래사이트를 통한 불법행위까지 저지르며 도박자금을 충당하며 도박에 빠졌다.

뒤늦게 학생의 도박중독을 알게 된 부모는 학생과 함께 센터를 찾았고, 현재 6개월 이상 교육·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족관계와 도박중독을 치료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센터를 찾는 이들 대다수가 경륜, 경마, 경정 등 오프라인 도박중독자가 많았지만 어느샌가 연령대를 불문하고 온라인 도박에 빠진 이들이 늘어났다”며 “특히 10대의 경우 도박에 쉽게 빠지는 데다 주변에서 알아채기도 힘들기 때문에 가족 등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박의 무서움은 본인이 중독됐다는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 센터장은 “센터를 찾아온 도박중독자 대다수가 본인이 ‘중독’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도박에 중독되는 이들 대다수가 한 번쯤 대박을 터뜨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대박을 터뜨린 다는 생각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도박을 자제시키고 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신종 도박이 늘어나면서 전 세대를 불문하고 도박중독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박치유센터 등 국가에서 주도하는 상담센터와 민간상담 협력기관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박’에 중독된 개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여전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남아있지만 상담사들은 하나의 질병에 지나지 않는다며 센터 방문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도박에 빠진 이들이 스스로 상담센터를 찾기까지는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 치료를 받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박치유센터 등 전국 각 지역에 자리 잡은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의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정작 센터의 운영시스템이 불합리한 점을 갖고 있어 센터 직원들은 말 못할 고충에 빠져있다.

전국 5곳에 위치한 도박센터 중 본부가 위치한 서울 센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직원이 아니기 때문. 경기도박치유센터의 경우 가톨릭대학교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지역 센터 3곳도 각 지역 대학병원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예방·치유활동에 여념 없는 직원들에게 있어 ‘고용불안’이라는 문제를 갖게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경기도박치유센터를 운영하는 병원 단체가 가톨릭대학교에서 다른 병원으로 바뀐다면 직원 자체도 교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경기도박치유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엄밀히 따진다면 ‘간접고용’과 비슷하다”며 “서울센터와 마찬가지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직영으로 운영된다면 직원들의 사기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센터장은 “도박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하나의 ‘질병’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도박으로 피해를 겪는 본인 스스로 숨기지 않고 피해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기도박치유센터는 언제나 문이 열려있고, 상담이 필요하면 ☎1336으로 전화해 달라”고 당부하며 말을 마쳤다.

/이상훈기자 lsh@

/사진=오승현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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