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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박동춘 관장 인터뷰

 

깊어지는 밤, 달빛이 물든 스크린에 뮤지컬 ‘백조의 호수’가 울려 퍼졌다.

탁 트인 광장에 퍼지는 광활한 사운드의 울림은 심장에 깊이 파고든다.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낸 ‘백조’는 강한 힘과 관능미, 카리스마로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인천시민 모두가 뮤지컬을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박동춘 관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획한 ‘스테이지 온 스크린’은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기획은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영상으로 즐기는 공연예술’을 반영했다.

올해의 ‘스테이지 온 스크린’은 오페라와 뮤지컬로 국한됐던 전년도 프로그램에서 발레작품을 포함시켰다.

8개의 공연실황이 530인치의 대형 스크린과 광활한 사운드를 통해 2주간 무료로 제공된다.

이번 상영작은 20일 매튜본의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로 그 첫 시작을 알렸다.

일 년 만에 돌아온 공연은 지난해 감동을 잊지 못하고 찾아온 관객들로 광장을 가득 메웠다.

준비된 500석은 만석이 됐고, 돗자리에 앉아 시원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뮤지컬을 즐기는 관객들도 많았다.

박 관장의 배려가 인천 시민 모두에게 공연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평이다.

이처럼 문화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박 관장을 만났다.



-올해 20주년 성년식을 치룬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태동과 성장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1994년 4월 8일, 3년의 기획과 건립과정을 통해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설립됐다.

1천504석의 대공연장은 2009년 새롭게 개수를 했다. 개수된 공연장은 1천332석으로 객석 간 간격을 확장해 관람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대공연장은 1년에 200일 이상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다만, 1천332석이기 때문에 기획적인 프로를 가져와서 수익을 남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소공연장은 511석의 중공연장 같은 환경이다. 관객은 출연진의 숨소리를 들으며 몰입한다.

대공연장에 비해 소공연장은 섬세함이 있다. 440석의 야외공연장은 황금토끼(5~10월)를 기획해 매주 토일 다채롭고 친숙한 공연을 연다. 개관 20주년, 총 5천 건이 넘는 공연을 했다.

예술회관은 4개 예술단(인천시립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이 상주하고 있다. 240여명의 단원이 무대를 빚낸다. 36명의 행정직원들이 무대를 준비해주고 있기에 가능하다.

성년이 된 예술회관은 개수를 잘해서 앞으로 좋은 공연의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예술회관은 획기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인천은 문화의 불모지다.이를 위해 취임 후 주요하게 하고 싶었던 일은.

‘스테이지 온 스크린’은 지난해 초에 취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시도한 프로그램이다.

외국에서는 대형뮤지컬 공연 실황이 DVD로 제작된다. 이처럼 해외명작 공연은 스크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시도한 이 프로그램은 대형 에어스크린과 최첨단 장비들을 도입해 관객들에게 현장감을 전달한다. 대사가 있는 공연은 자막이 있어 관객들 편의를 제공했다.

다양한 관객층이 해외 명작들을 쉽게 관람하고 감동을 배로 얻어간다.

‘스테이지 온 스크린’은 돈을 적게 들이고도 효과적인 반응을 본 케이스다.



-재능기부 교가를 헌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밖에 의미 있는 행보는 무엇인가.

교가 헌정은 예술단원이 보유한 재능을 시민들과 나누고자 하는 예술단의 마음으로, 교향악단에 오래 몸담고 있는 단원들이 만든 의미 있는 기부다.

전국 최초 기숙형 다문화학교인 한누리학교와 시각장애인 인재를 육성하는 혜광학교가 그 대상자다. 새로 만들어진 교가가 학생들의 자긍심이 되길 바란다. 이 밖에 재능사업은 시립무용단의 ‘춤추는 우리체조’의 시연·보급과 극단의 ‘시민연극교실’이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재능기부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문화예술을 위한 인재육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인하대학교 예술체육학부와 문화·예술 분야 교류 및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극단은 정기공연에 연극 전공 학생들을 참가시켜 무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실질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이 전문가적 소양을 쌓고 사회에 진출하는데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립극단의 숙련된 노하우와 젊은 학생들의 끼와 열정이 만나 큰 시너지가 생겨날 것이다.



-성년식을 어떻게 맞이했나. 특별히 기획된 공연들이 있나.

예술회관의 개관일인 지난 4월 8일 갈라 콘서트를 공연했다. 시립예술단이 20년 동안의 ‘엑기스적인’ 작품을 담아 공연함으로써 긴 세월 동안의 흔적을 엿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됐다.

또 인천의 65세 이상의 원로작가를 모시고 인천미술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지역 원로작가 초대전’을 개최했다. 원로 작가들은 언제 타계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 깊은 애정을 갖고 기뻐했다. 개관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벤트도 마련했다. ‘1994 동갑파티’는 성인이 됨을 함께 축하하자는 의미로 1994년생에게 공연관람 50% 할인을 한다. 공연관람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사회초년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기회다.



-지역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천 관내 예술 아트센터나 공연장이 많이 생겨난다.종합문화예술회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인천은 10개 구·군이 있고 구·군에 맞는 문화공간이 있는데 이러한 문화공간은 주민 밀착형이다. 그러나 예술회관은 인천의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장임과 동시에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수준 높고 다양한 문화예술 컨텐츠를 제공한다. 지역 특성상 교통편이 불편한 곳에는 4개 예술단이 직접 찾아가는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연평도에 금관악기만을 가지고 공연을 했다.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주민들과 불철주야 군무하는 군인들, 직원들에게 의미 있는 공연이 됐다. 이처럼 대형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간접적이나마 해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예술회관은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효율성과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



-끝으로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인천시민들이 공연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문화 예술을 위한 예산이 많이 투입되길 바란다. 그래야 우리 인천시민들도 질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스무살 생일이 지나고 어느덧 한 살을 더 먹어간다. 그동안 많은 애정과 질책으로 예술회관의 성장을 지켜봐 준 인천 시민들께 감사하다. 어엿한 성인이 된 만큼 내외적으로 성숙한 차별화된 공연장을 만들겠다.

/손미진기자 s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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