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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卑讓德之基也(비앙덕지기야)

다른 사람을 높이 세우고 나를 낮추는 것이 바로 덕의 기본이다

 

춘추좌전에 있는 말인데 卑讓이란 자기 자신은 낮은 곳에 몸을 두고 한걸음 두걸음 뒤로 물러서서 상대방에게 길을 터주는 것이 바로 讓(사양할양)이며 바로 德의 근본이라고 공자는 말했다.

모든 고전을 보면 덕은 곧 군자이며 군자라고 하면 바로 덕이 떠오른다. 그만큼 학문(仁)과 덕을 실천하는 것에 따라 대인과 소인이 나뉘게 되고 곧 소인은 이익을 위해서는 자기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게 된다. 升高必自下(승고필자하)란 말이 있다. 높은 데 오르게 되면 반드시 내려온다는 말인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보다. 사람들이 오르는 것만 좋아하고 떨어진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 같다.

한번 국회원에 당선되면 끝까지 국회의원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떨어져도 이름은 영원한 의원님이다. 그리고 그 무리들과 어울리면서 보살이 낮은 곳을 바라보는 진정한 의미 같은 것은 잊어버린 지 오래고 알지도 못한다.

그런 그가 4년이 가까워지면 잠시 표를 구걸하기 위한 거지 근성이 발동되어 지근거리에 허겁지겁 나타날 뿐이다.

당 태종을 있게 한 위징은 居高思墜持滿戒溢(거고사추지만계일)이라는 말을 했다.

높은 데 오르고 나면 꼭 내려온다는 것이고, 생각이 虛하지 않게 하며 매사는 넘치지 않게 하라는 뜻이다.

성경에 낮아지려는 자는 오히려 높아지고 높아지려는 자는 낮아진다는 말도 있는데 왜 모두가 높아지려고만 하는가. 오늘 하루만이라도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치켜세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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