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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며느리밥풀꽃을 보며

 

요즘 송이가 많이 나오는 철이다. 주로 가을 추석 무렵에 맛볼 수 있다.

자연산 송이를 한번 맛본 사람은 그 독특한 향과 맛을 잊지 못한다. 물론 자연산 송이는 너무 비싸서 자주 맛보기 어렵다는 게 흠이다. 소나무에 기생하는 버섯이라는 뜻의 ‘송이’지만, 소나무가 있다고 그 주변에 항상 송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20년에서 60년 정도 자란 오래된 소나무 숲과 적당한 온도, 수분 등 생육 환경이 잘 갖춰진 곳에서만 송이는 비싼 얼굴을 내밀게 된다. 한반도 남쪽에서는 경북 울진·영주·봉화 지방과 강원도 강릉·양양 지방이 송이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 양양과 경북 울진에서는 매년 10월에 송이 축제를 열기도 한다. 송이꾼들은 아침 바람에 실려 오는 송이 향기를 맡고도 송이가 어느 산자락에서 고개를 디밀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만큼 송이의 향기에 예민하지 못하다. 송이가 근처에 있음을 알려주는 식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며느리밥풀꽃이다. 며느리밥풀꽃은 이름도 특이하고 꽃에 얽힌 전설도 애잔하다.

혀 모양의 빨간 꽃 한가운데 흰색 점이 두 개 박혀 있는데, 그 모양이 가난한 집의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다 죽었다는 며느리 입속의 밥알 두 개와 비슷하다는 전설에 따라 이름 붙여진 꽃이다.

이 며느리밥풀꽃이 있는 곳에 대개는 송이가 있기 때문에 이 꽃을 ‘송이풀’이라고도 부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며느리밥풀꽃과 송이 버섯의 특별한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녀린 송이풀을 보고 귀한 송이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그 식물이 살아 있는 그 지역의 생태환경과 특징을 알려주는 식물을 지표식물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자주괴불주머니’는 지구온난화를 알려주는 지표식물이다. 난대성 식물인 자주괴불주머니가 어디까지 북상해서 자라고 있는지 보면서 지구의 온난화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지표식물과 마찬가지로 경제의 특징과 흐름을 알려주는 경제지표들이 있다. 예를 들어, 경기지표를 살펴보면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있다.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아서 ‘호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반대로 100보다 작으면 경기가 ‘나쁘다’는 기업들이 더 많아서 ‘불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9월 제조업 업황 BSI 값은 74로서 100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지난 2010년에 100을 찍은 이후 2014년 9월 현재 74까지 내려와 있다. 이번에는 성장률 지표를 살펴보자.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3.6%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이게 높은 편인가 낮은 편이가? 인플레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수준의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최근 잠재성장률은 3.7%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3.6%)은 잠재성장률(3.7%)에 못 미치는 ‘저성장’ 상태에서 여전히 못 벗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물가지표를 보자.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1%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이 물가상승률이 높은 것인가 낮은 것인가? 좋게 해석해야 하는가 나쁘게 해석해야 하는가?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의 물가관리목표가 2.5%~3.5%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적정 물가상승률은 3%안팎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1%는 이 물가관리목표에 한참 미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은 낮을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나라별로 경제의 체질과 체력에 어울리는 적정한 물가상승률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고혈압도 문제지만 저혈압은 더욱 문제라고 알려져 있듯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2014년 현재 너무 낮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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