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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시니어 창업과 동네 일자리

 

늦깎이 성공을 흔히 대기만성이라 부른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나이 들어 창업과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대기만성의 기회는 늘어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너무 늦은 성공이란 없다. 시니어가 되어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1만개가 넘는 매장을 두고 있는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KFC)은 커널 샌더스가 65세에 창업한 회사이다. 그는 켄터키주 코빈에 있는 주유소에서 일하면서 여행객을 위한 음식을 만들다가 사업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처음에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주유소의 간이식탁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형태였다. 고객이 점점 늘어나자 샌더스는 주유소 건너편에 142명을 수용하는 제법 큰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 후 10년 동안 고객들의 입맛을 연구한 그는 11가지 독특한 맛의 치킨 양념을 완성했으며, 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시니어의 창업으로 성공한 경우는 국내에도 있다.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광학기기 전문회사 세코닉스는 박원희 대표가 56세에 창업한 회사다.

세코닉스는 많은 종류의 마이크로렌즈나 광케이블용으로 사용되는 광학부품들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사업을 주력하여 렌즈와 카메라 모듈 두 가지 형태의 제품에 집중해 연매출 2천억 원이 넘고 연순익이 200억 원을 넘는 탄탄한 상장기업이 되었다.

작년 우리나라 65세 고령인구가 640만 명에 달했다. 게다가 소위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시니어 일자리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953년부터 1962년까지 태어난 이들은 715만명에 이르며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이분들은 농촌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산업역군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모를 모셨지만 자식으로부터는 봉양 받지 못하는 샌드위치 세대로 그중 400만명은 저소득층으로 불안한 노후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우리나라 대규모 사업장의 평균정년이 57세라 한다. 현재의 평균수명 80세에 비추어 보면 은퇴 후 25년 가까이 소득이 없이 지내게 된다. 그러나 2014년 고령자 통계를 보면 55세 이상 고령자 1천137만명 중에서 연금수혜자는 46%에 불과하다. 그 중 월 25만원 미만의 소액수령자가 315만 명이니 생계형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통계청의 고령층 자료를 보면, 55세부터 75세 사이의 연령층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62% 정도이지만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비율이 50%가 넘는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오고 있다. 50세 후반부터 60세 중반까지의 퇴직자들의 일자리, 일터가 부족하다.

이 연령대 계층은 자녀 대학교육이 한창이거나 결혼을 시킬 때인지라 목돈이 필요하다. 젊어서는 박봉에 푼푼히 모아 내 집 장만하고 가족 건사하고, 연금마저 충분치 못하면 살기가 팍팍할 것이다. 이분들이 일할 곳은 힘든 노동이나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일터보다 단순 노동이나 경험과 묵묵함이 필요한 곳이다. 동네 일자리인 배달, 식당, 청소, 포장, 경비, 청소 등이 그러한 곳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그 자리에도 젊은이 아르바이트가 밀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세대간 일자리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서 성장으로 만드는 새 일자리에는 젊은이들이 가서 생산성을 높이고, 어르신들에게 비어 있는 동네 일자리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네 일자리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센터나 구청에 찾아가면 어디에 무슨 일자리가 있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시니어 일자리가 드문 현실을 감안하면 시니어 창업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젊은이들의 창업 도전도 어려운데 시니어의 퇴직금을 사업으로 날리게 된다면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생활비가 급할 지라도 이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준비를 거쳐 창업을 하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장수시대, 고령화시대에 들어섰다. 시니어 창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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