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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떠오르는 것이 철새다. 이 당 저 당으로 옮겨다니는 낯뜨거운 정치꾼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철새야 옮겨 다녀야 살 수 있으니까 생존의 법측이지만 철새 정치꾼은 살아남는 확률보다 자멸하는 확률이 높다.
정치인은 신의(信義)가 중요한데 너나 없이 기회주의자들이다. 기회주의하면 떠오르는 것이 동가식(東家食) 서가숙(西家宿)이란 고사성어다. 이 말은‘태평어람(太平御覽)’에 나온다. 태평어람은 중국 송나라 이 방(李 昉) 등이 지은 백과사전이다. 제나라 때 시집 갈 딸이 있었는데 한꺼번에 두 곳에서 청혼이 들어왔다.
동쪽에 사는 총각은 인물이 못 생겼지만 돈 많은 부잣집 자식이고, 서쪽에 사는 총각은 인물은 잘 생겼으나 가난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고민하던 부모는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쪽 총각에게 시집가고 싶으면 왼쪽 소매를 걷고, 서쪽 신랑이 마음에 들면 오른쪽 소매를 걷어라.” 망서리던 딸은 양쪽 소매를 걷었다. 까닭을 물은 즉 “낮에는 동쪽집에서 호의호식하고, 밤에는 잘난 서쪽 서방과 자겠다”는 것이다. 한 자루 총으로 두마리 토끼는 잡을 수 없다.
태조(太祖)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세우고 나서 문무백관을 모아놓고 큰 잔치를 베풀었다. 이 자리에 명기 설중매(雪中梅)가 있었다. 술이 거나한 개국공신 한 사람이 설중매에게 수작을 걸었다. “너는 아침에는 동가식하고 저녁에는 서가숙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오늘밤은 나와 잠자리를 같이 하면 어떻겠느냐.” 설중매가 말했다. “어제는 왕씨를 모시고, 오늘은 이씨를 섬기는 나으리와 동가식 서가숙하는 이년이 뭐가 다르오리까.”
권력에 눈이 멀어 군주를 바꾸는 기회주의자에게 가한 일격이다. 분명한 것은 철새 정치인은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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