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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여주 변전소, 제2의 밀양사건 되지 않기를

 

“여주는 수도권 시민들의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고 여러 가지 규제로 화장실 하나 마음데로 짓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변전소 건설로 아주 죽으라고 하는 겁니까?” 여주시 산북면과 금사면의 765kv 변전소 후보지 주민들의 성난 함성은 여주를 넘어 서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변전소 후보지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는 변전소 주변의 땅의 재산적 가치의 하락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변전소 지역의 주변 땅은 매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은행에서의 대출도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한전 당국자들도 인정하는 것입니다. 지역은행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해당 토지에 대한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도 회수하여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전선의 영향으로 사람과 가축들의 건강이 매우 위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송전탑 주변의 사람들은 암 발생이 높아지고 가축들은 유산이 빈번해 진다고 합니다.

후보지 발표를 하기 전 한전에서는 후보지 지역 주민들에게 프라이팬을 돌리고, 설탕을 선물하고 장어요리를 대접 하며 변전소 설치를 무마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변전소가 몰고 올 재산상의 문제, 건강의 위협문제 등이 알려지자 주민들의 마음은 순식간에 목숨을 건 싸움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전의 태도는 안타까운 주민들의 죽음을 몰고 온 밀양사건이나 청도 투쟁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수년에 걸친 싸움을 벌어지고 있는 밀양과 청도의 문제는 지역의 갈등을 넘어 공공정책의 신뢰 하락과 국민적 불신의 문제를 낳게 되었습니다. 한전은 이후 사업에서 문제 해결을 하겠다며 입지선정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갈등관리운영지침을 제정하고 입지선정위원회를 선정하여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7월 한전의 변전소 예비 후보지 5곳을 발표는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예방하는 과정을 거친 후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발표 후 5곳 모두의 주민들은 서울 상경 집회를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후보지가 두 곳인 여주 주민들은 ‘여주시 신경기 송변전소 백지화 투쟁위원회’를 조직하고 지난 9월2일과 10월7일 서울 한전 본사 앞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10월7일 집회에서는 한전의 전력계통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와의 면담을 하였습니다. 면담에서 주민대표들은 입지선정과 관련한 결정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따져 묻고는 그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 속기록, 영역보고서, 운영규칙 등 문서 사본을 요청하였습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신뢰 형성을 위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실무적 만남을 하였으나 한전에서는 한전 내부에서의 자료 공개여부의 결정,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한 결정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자료를 주지 않는 것이며 이는 주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는 31일 여주에서는 한전 관계자와 주민 위원회와의 만남이 있습니다. 이때 한전의 비밀스러운 일처리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일방적인 결정은 주민과 함께 숙의하여 결정되어 제2의 밀양사건이 안되길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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