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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책들의 ‘향연’

파주 한길책박물관 ‘ART of WILLIAM MORRIS’展
19세기 영국 ‘아트 앤드 크라프트’창시자
전세계 희귀본 포함 53종 66권의 책 전시

 

파주 한길책박물관은 오는 12월 31일까지 19세기 영국의 거장 윌리엄 모리스의 특별전 ‘ART of WILLIAM MORRIS’를 연다.

이번 전시는 19세기 후기 영국에서 일어난 공예 운동인 ‘아트 앤드 크라프트’의 창시자인 윌리엄 모리스(1834~1896)가 생의 후반에 가장 열정적으로 만든 출판공방 켐스콧 프레스의 아름다운 책들과 패브릭(직물), 벽지, 또 그와 연관된 예술가들의 저술을 통해 그의 사상과 예술의 근원을 알고자 마련됐다.

1891년 설립된 켐스콧 프레스에서 사용한 종이는 18세기 이탈리아의 수제 종이였고, 잉크는 독일 함부르크의 잉크사들이 만들었다. 이처럼 최상의 종이와 잉크만 사용했던 윌리엄 모리스는 가능하면 표지도 벨럼(어린 송아지 가죽)으로 장정하고자 했다.

하지만 벨럼은 그 희소성 때문에 많은 부수를 제작할 수 없어 대개 수제 종이본 200~300부에, 벨럼본 10부 남짓 펴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일반 서점에 켐스콧 프레스의 책이 배포되기란 불가능했다. 예약주문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수년간 공을 들여 제작한 ‘초서 저작집’은 당초에 300권을 발행하려 했지만 주문이 폭주하는 바람에 400권을 발행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희귀본으로 여겨져 그동안 일반에 소개되지 않았던 윌리엄 모리스와 켐스콧 프레스의 초서 저작집을 포함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53종 66권을 볼 수 있다.

또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윌리엄 모리스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존 러스킨의 ‘근대의 화가들’과 ‘존 러스킨 전집’, 모리스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패브릭과 벽지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와함께 동시대 예술가 오브리 비어즐리가 문학가·미술가들과 함께 만든 잡지 ‘더 옐로 북’과 ‘더 사보이’도 전시돼 19세기 영국에 흐르던 예술·사상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문자, 그 문자로 구성된 책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예술정신의 결과이자, 위대한 예술작품”이라며 “이번 전시는 모리스 스스로 디자인한 서체와 머리문자, 테두리장식 및 소수 예술 동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경지에 이른 책의 예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문을 연 한길책박물관은 1976년 창립 이후 인문·예술학 출판을 선도해 온 한길사가 책의 문화, 책의 미학을 대중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박물관에는 16~19세기 유럽의 아름다운 고서들, 18~19세기 출판인쇄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판화와 시대정신 가득한 신문·잡지 등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역사적 출판물들이 전시돼 있다.(문의: 031-955-2088)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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