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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의원들의 특권 포기?

 

새누리당의 ‘보수혁신 특별위원회’가 제안한 국회의원들의 특권 내려놓기 안이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른 바 ‘퇴짜’를 맞았다. 이들이 제안한 내용을 보면, 2015년 국회의원 세비 동결, 불체포 특권 개선(영장실질심사 자진 출석 및 체포동의안 국회 제출 72시간 후 자연 가결),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적용(출석률에 따른 세비 조정), 독립적인 세비조정위원회 설치 추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제외한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 국회 윤리특위 강화 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로 선거구획정위원회 이전 등이다.

이런 제안들은 다 맞는 말일 뿐 아니라, 오히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측면에서 보더라도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 없이 이런 제안들이 받아들여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의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No”였다. 이들이 표면적으로 들고 나온 명분은 선거구 획정이나 세비 문제 같은 것은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혁신위에서 제안할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출판기념회 금지 문제 같은 것에 대해서는 마땅한 반대 명분 없이 그냥 반대만 하고 있다. 음성적인 로비 창구로 사용되는 출판기념회를 이렇듯 의원들이 놓지 못하는 이유는 돈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돈이 있어야 ‘정치’를 하는데, 돈 들어올 데를 막으려 하니 반발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여기서 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만일 출판기념회를 금지한다고 치자. 그러면, 국회의원들은 다른 돈 줄을 찾아 나설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출판기념회 대신 서예전을 한다든지 아니면 사진전을 개최하면, 출판 기념회와 마찬가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출판기념회만 막으면 불법 로비 자금 통로가 막힐 것이라는 주장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고, 또 다른 방법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면서 출판 기념회 금지에 대해 대놓고 반대하는 의원들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의원들이 이렇듯 민낯을 드러내며 대놓고 특권 내려놓기에 반대하는 것을 보면, 내년에 선거가 없음을 실감할 수 있다. 만일 내년에 선거가 있다면 의원들은 결코 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40% 지지율을 보이며 나름 고공행진 하고 있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0%를 들락거리는 지지율에서 헤매고 있다는 사실도 의원들의 뻔뻔함을 드러내는데 한몫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해도 야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오만함과 자만함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오만함은 상황판단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한 결과다.

정당 지지율은 그렇지만, 지금 잠재적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야권의 대선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박원순 시장이나 문재인 의원의 대선 후보 선호도의 합은 40%를 육박하거나 넘는 반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제외한 여권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의 합은 40%를 훨씬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당 지지율과 대선후보 지지율은 정확히 반비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적 현상을 사람 중심으로 바라보는, 이른 바 정치의 인격화 현상이 심한 나라는, 정당 지지율보다 대선 후보 선호도가 더 민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재 정당 지지율에 만족하고 안심한다면 이는 중요한 위험 신호를 간과하는 꼴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 결국 대선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은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어느 쪽으로 수렴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우리나라 정당 구조가 거의 양당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후보군들의 지지율은 좀 더 올라갈 것이고, 반대로 야당 지지율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금과 같은 ‘배 째’라는 태도는 언젠가는 부메랑을 맞을 확률이 높다. 지지율이 높더라도 항상 민심을 두려워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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