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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최초로 연정(聯政)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기도에서 목도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후보시절부터 비생산적인 무한대치의 정치를 혁신하기 위한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펼쳐야 된다는 자신의 소신을 시행하게 되었다. 시작하기까지의 순탄치 않았을 과정을 생각할 때 큰 성과를 내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진영이기주의로 갈등과 극한대립만을 일삼아 와서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고 양 편으로 갈등을 조장해오기만 해왔던 구태를 개선시킬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후보시절부터 일관된 입장과 실천으로 진정성 있게 추진한 남경필지사의 공이 크다. 여소야대 경기도의회 정국의 난제를 기회로 만든 창조적 발상과 용기있는 행동을 보여주었기에 박수받아 마땅하다. 또한, 연정의 파트너인 새정치연합 경기도당도 정치혁신을 위해 상대에게 공이 돌아갈까봐 명분이 있음에도 반대했던 이전 여,야 정치권의 행태를 넘어 파트너쉽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극한 대립의 원인인 집단이기주의의 다른 이름인 끼리끼리 문화는 정치권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상존해 있다. 세대 연고 학연 지연 등을 중심으로 한 인맥문화가 널리 퍼진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러니 국가권력층도 부패와 비효율이 끼어들 여지가 많고 갈등과 대립으로 국가적 역량이 소진될 게 눈 앞에 보여도 ‘우리’의 이익을 우선으로 판단하니 잘못되면 상대 탓으로 돌려왔다.

 

그런 진영문화는 공공의 이익 보다는 ‘우리’라는 말에 함유된 뜻처럼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사적 정서를 당연시하고 있다. 사회가 그런 작동원리로 움직이는데 정치권인들 다르겠는가? 사회 각 분야의 총의(總意)로 움직이는 정치권에만 합리적이고 공공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익의 범위를 인맥의 바운더리를 넘어 국가로 넓혀야 한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에서 시작했지만 경기도에서의 연정의 영향이 국가적인 변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연정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처음 시도했다. 보안법 사학법 등 4대 악법을 개정하려다 보수언론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반발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진보진영의 힘도 모으지 못한 어려운 시기였던 집권 3년차에 충분한 프로세스 없이 추진하다 당시 한나라당의 박근혜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거절당하긴 했지만, 정치문화를 개선하려는 진정성은 의심할 바 없었다. 국무총리와 몇 명의 장관을 야당에 넘겨주면서 까지 소선거구제를 중,대 선거구제로 개혁하여 고질적인 지역패권정치를 고쳐보려고 시도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연정이 성공적으로 그 성과가 행해져서 대법원의 선거구획정 인구상하한선 조정 판결 등 정치개혁을 이룰 사안들에 더해져 선거구제 개혁과 비례대표를 대폭늘리는 지역별정당명부제 도입 등 정치혁신안이 현실화되는데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연정의 시작은 남 지사의 소신과 실천력으로 이루어졌지만 앞으로 그것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여,야 양측의 가운데에서 일해야 하는 당사자인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의 노고가 예상된다. 여권이 남경필, 원희룡 도지사 같은 개혁 그룹이 도정을 맡아 구태정치를 바꾸기 위해 연정과 협치를 기치로 자당의 주도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운동권적 문화인 상명하복, 줄세우기, 구성원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정당문화로 지난 여러 번의 선거에서 보여진 무망함을 개선할 여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로에 선 시기에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젼을 보여주지 못해 한 줌 기대를 걸고 있는 지지자들을 절망시키고 있는 것 만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인력과 콘텐츠 등 자당의 지원을 충분히 받아도 쉽지 않은 일인데 민감하게 조정해야 될 때 계파이익을 우선시 한 조종과 간섭으로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는 면도 있다. 이 부지사는 정치를 혁신해야한다는 시대정신이 자신의 행보에 따라 좌우 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여 상생의 정치와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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