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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3팀의 삶이 슈퍼맨의 삶이죠”

 

tvN ‘미생’의 감초 ‘김대리’ 김 대 명

오차장 다음으로 시청자가 기대고 싶은 인물

부드럽고 엉뚱한 유머로 웃음 선사하는 역할

사람 대하는 패턴이 실제 본인과 많이 비슷

원작 만화를 좋아해 김대리 역할 많이 탐내

여기 김대리가 있다.

몇번 머리카락 좀 펴라고 눈치를 주는데도 ‘아줌마 파마’를 고수하고, 엄마가 잡아주는 맞선에 부지런히 나가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으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그리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배가 나와 그런가?”라면서도 별반 ‘개전의 정’은 없어 보인다.

늘 일에 쫓겨, 파묻혀 살지만 그 안에서 나름 재미를 찾고 있어 워커홀릭의 조짐이 보이는 그는 동기들이 ‘일밖에 모르는 앞뒤 막힌 오차장’ 밑에서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한목소리를 내면 “니들이 뭔데 내 상사를 욕하냐”면서 술상을 뒤엎고, 다음날 그 오차장에게 “저는 오차장님과 일하는 게 좋습니다. 그것뿐입니다”라며 다시금 끈끈한 전우애를 강조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스펙도 없는 고졸 계약직 사원 장그래가 후배로 들어오자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혹하나 더 붙었다며 잠시 뒷목을 잡기도 했지만, 하루하루 조용히 성장해가는 장그래를 보면서 그를 누구보다 응원하고 아끼고 있다.

인기를 넘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서 시청자가 오차장(이성민 분) 다음으로 기대거나 가까이하고 싶어하는 인물은 김대리(본명은 김동식이지만 시청자는 그를 대리라는 직함으로 기억한다)일 것이다.

김대리를 연기하고 있는 ‘새 얼굴’ 김대명(34)을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인터뷰했다.

“원작 만화를 좋아했는데 거짓말 아니고 진짜 김대리 역을 하고 싶었어요. 장그래를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고 그렇다고 차장 역을 할 수도 없고…. 김대리의 성격이나 성향, 외모가 저랑 실제로 닮기도 했고요.”

타고난 성품이 부드럽고 착하며 성실한 김대리는 종종 엉뚱한 유머로 동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런 김대리를 김대명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김대리가 사람을 대하는 패턴이 실제의 저와 많이 비슷해요. ‘미생’을 반(半) 다큐 형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캐릭터가 너무 극적이면 시청자들이 ‘이거 드라마야’라고 느끼게 되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내 모습, 내 주위 사람의 모습을 따와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기는 연기이고, 김대리처럼 실제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김대명은 “힘들 것 같다”며 웃었다.

“지구를 구하는 게 슈퍼맨이 아니고 김대리, 영업 3팀의 삶이 바로 슈퍼맨의 삶이 아닌가 싶어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출근해서 아침 대충 때운 채 항상 일에 치이고, 일만 하다가 끝나잖아요. 김대리는 지금도 계속 일하고 있어요. (웃음) 이런 삶이 얼마나 쉽지 않은 것인가 촬영하면서 계속 생각해요. 다들 어떻게 버티시나 싶어요.”

김대명은 ‘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초반에 장그래가 김대리를 퇴근 후 집으로 데려가 자신의 과거 얘기를 한 대목을 꼽았다.

“그때 김대리가 장그래에게 ‘넌 실패한 게 아니야. 인생은 다가오는 문을 하나씩 열어가며 사는 것 같아’라고 말했는데 그 장면 찍을 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원래 집에 TV가 없어서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미생’은 시청자 입장에서 봐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다”는 그는 “김대리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가 우리 중 누군가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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