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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개성공단 남북접촉에 거는 기대

 

김대중평화센터 측의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현대아산 측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4일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이 조의를 표시한 데 대해 북한이 답례로 초청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나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의 남북관계를 되돌아보면, 한마디로 ‘대결구도’ 그 자체였다. 이 구도는 지금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21일 김포 애기봉 등탑 설치와 관련해 ‘무자비한 보복’과 ‘초강경대응전’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합동참모본부도 “북측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북측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20일에도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서기국 공보를 통해 “남한당국이 남북관계 개선의 길로 나올 의지가 있다면 그릇된 ‘대결정책’을 하루빨리 시정하고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도 21일, “북한은 남의 탓이라는 책임전가식 태도를 되풀이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려는 우리정부의 노력을 비난하기보다는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올해가 다 지나가는 현 시점에서도 남북대결구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 와중에

남과 북은 24일 박지원 의원과 현정은 회장의 방북으로 북한의 김양건 비서와 만나는 접촉을 잘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지난 16일 조의를 표한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 측에게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내 김정은 당 제1비서의 사의를 전한 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양측을 초청해 두 번이나 사의를 표하려는 것은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2일 발간된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구상>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과 관련해 “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 남북관계 발전도 없다는 ‘북핵결정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 폐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를 새해부터 풀어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24일 개성공단 남북접촉은 새해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여겨진다. 이 접촉을 잘 활용해 남과 북은 올해의 대결구도,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지속된 대결구도를 대화구도로 전환하는 희망의 씨앗을 뿌려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남과 북은 박근혜 정부 출범 3주년인 2월 시점, 김정은 정권 출범 4주년인 4월 시점에서 본격적인 남북당국회담의 틀 속에 들어가 보자.

새해는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이지 않는가. 새해를 맞아 남과 북은 당국회담을 통해 정상회담까지 개최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정례적으로 실시해 새로운 남북관계의 신뢰구도를 정착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광복과 분단이 70년이나 되고 있는데 남과 북은 과거 냉전의 계곡에서 그대로 살 수야 없지 않는가. 지금 남과 북, 한반도에는 탈이념적, 탈냉전적 지구화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비록 그 시계가 시간을 정확히 가리킨다고 해도, 과거로 회귀하거나 과거 속에 갇혀 현재와 미래의 시간 지향이라는 인류보편적 법칙까지 되돌려서는 안된다. 현재에서 미래로 향하는 시계를 통해 모든 인류는 미래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꾸로 도는 남북관계의 시계, 즉 남북관계의 냉전적 대결구도 유지에 대한 책임은 남과 북의 당국자에게 1차적으로 주어진다. 이는 통일을 부정하는 민족사의 죄인으로 비난받을 수도 있음을 함의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절대적 과제는 통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를 깨닫지 못한다면, 갈릴레이가 중얼거렸다는 설(說)로 알려진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는 것을 오늘도 혼자 읊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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