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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극장 인질, 인질극 과정 증언

"위장한 인질범들이 극장안으로 들이닥쳤을 때 처음에는 좀 별난 장난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인질극 발생 당시 모스크바 극장에서 공연되던 `노르드-오스트'(북동지방) 뮤지컬에서 조종사 배역을 맡고 있던 마크 포드레스니(22)는 28일 "처음엔 별난 장난인줄 알고 대사를 계속했다"며 사건발생 당시의 상황을 회고했다.

포드레스니는 또 인질범들이 극장에 진입한 뒤 가장 먼저 배우들에게 무대에서 내려오라고 명령한 뒤 체첸전쟁 중지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공표했다고 말했다.

이후 여자 인질범들이 극장의 각 부분을 장악한 뒤 인질들에게 체첸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포드레스니는 전했다.

그러나 인질범들은 자신들의 결사항전 의지에도 불구하고 인질들을 정당하게 다뤘고 인질들에게 욕을 하거나 음주, 흡연 등의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포드레스니는 증언했다.

포드레스니는 또 "인질범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여자 인질범 가운데 일부는 매우 어려 보였고 16살짜리 소녀도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인질극이 벌어지는 동안 인질들은 TV를 시청할 수 없었지만 인질범들이 보유한 휴대용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외부의 반응을 접할 수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인질들이 처음에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사건 발생 이틀째 부터는 인질범들이 보안을 이유로 이를 금지했다고 포드레스니는 밝혔다.

포드레스니는 NTV 방송이 모스크바 극장내부로 들어와 인질사태를 촬영한뒤 전체 장면을 방영하지 않으면서 인질범들이 사태 발생 초기보다 과격해지기 시작했고 25일밤과 26일 오전에 인질 가운데 2명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서 극장안의 긴장이 고조됐다고 말했다.

당시 한 남자가 아들을 찾는다며 아들의 이름을 부르자 인질범들이 그를 스파이로 판단하고 밖으로 끌고 나간뒤 두 발의 총성이 울렸고 이어 또다른 남자 한 명이 병을 들고 한 여자 인질범에게 뛰어가자 인질범들이 총격을 가했다고 포드레스니는 전했다.

포드레스니는 인질범들이 두 남자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매우 놀랐으며 "러시아 특수부대가 이 사건을 인질 처형으로 판단, 극장안으로 진입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이상한 연기가 극장안을 뒤덮는 것을 보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의자사이에 몸을 숨겼으나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포드레스니는 자신이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극장 밖으로 실려나온뒤 의식을 되찾았고 의사들이 소금 냄새가 나는 것을 준 뒤 잠들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진압 작전 이틀째인 27일 병원에서 퇴원한 포드레스니는 "지금은 몸상태가 매우 좋다"며 "가능한 빨리 다시 무대에 복귀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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