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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칼럼]어떤 초심(初心)을 가져야 할까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우리 모두 어느새 한 해의 끝에 와 있다. 새 해 첫 날이 엊그제 같은데 눈깜짝할새 일년이 지나갔다는 사실이 꼭 거짓말 같다. 모래알이 손가락 사이를 술술 빠져나가듯 시간이 그렇게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 것이다.

극작가 버나드 쇼는 묘비명에 이렇게 썼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그는 빠르게 가버린 평생의 시간을 이같이 표현 했는데 하물며 1년을 돌아보며 덧없다고 표현 하는 것이 낯 간지럽기는 하지만 안타까움이 앞서는 거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이라는 말처럼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시간과 바닷물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흐르는 세월, 무엇으로도 잡을 수 없는 시간, 그나마 계속 흐르는 시간에 인위적이나마 구획이 있다는 게 참 다행스럽다. 연말이라고 해도 여전히 오늘의 연장선에 놓인 시간이며 새해라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한 해를 구분하는 마지막 선상에서 늘 새로운 기대를 갖는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매듭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픔과 회한의 어두운 시간을 떠내려 보내는 마음도 생기고 떠나보낸 빈 마음에 또 다시 깨끗한 새해의 소망을 다시 담을수 있는 것도 매듭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가는세월’을 아쉬워하며 섭섭해 할것이 아니라 우리곁에 찾아오는 시간을 소중히 맞고, 떠나가는 시간을 감사함으로 보내는것이 좋을듯 싶다.

며칠 후면 너나 없이 모두가 나이 한 살씩 더 먹게 된다. 다만 외모도, 빈부도, 지위도, 사는 모습도 제각각인 모든 사람들이 한날 한시에 똑같이 한 살씩 더 나이 먹는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처럼 나이는 모두에게 공평함을 제공 하지만 지나온 시간들의 사연과 의미는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이다. 크게는 나랏일에서부터 작게는 개인의 일까지. 시작은 크고 희망을 말했지만 끝은 미약하고 아쉬움이 남는 일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 속에 일어난 많은 일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일들 중엔 사랑과 이해, 희망보다는 미움과 오해, 좌절이 더욱더 많았던 것 같다. 또 여기서 비롯된 아픔의 가짓수도 인생군상만큼이나 많있던 것 같다. 세월호 참사가 몰고온 전국민의 슬픔에서부터 자식을 잃은 부모, ‘갑질’에 피해 당한 을, 무능한 정치권으로부터 상대적 피해를 입은 서민들, 자신의 의시와 관계없이 직장을 떠난 가장, 취업이 힘들어 상실과 좌절에 방황했던 젊은이, 분노와 낙담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자기의 생을 거두는 사회소외계층에 이르기 까지. 어디 그뿐인가. 나라건 기업이건 실종된 리더십을 보는 국민들의 자괴감과. 경기침체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업인과 개인사업들, 자식들로부터 버림받는 노인들의 심정은 어떠 했을 까.

우리는 종종 좌절과의 정면 대응을 피해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을 책망하고 버둥거릴수록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것 처럼 고통만 깊어질 뿐이어서다. 유독 올해가 더욱 그러 했다. 노력하면 무언가 성취되어야 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도무지 이룸이 어렵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 미래가 불안하다고 푸념하는 이유도 이 때문 이다

하지만 그런 한해도 이젠 가고 있다. 세상엔 좌절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주저앉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극복하고 재기하는 사람이 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한 해의 마지막에 가서 그 해의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행복‘ 이러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곡절을 겪기도 하고, 잘잘못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지만, 또 다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성취와 행복은 뒤 따라 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인간은 슬픈 기억을 반추하기 때문에 불행해진다고 한다. 올 한 해 가슴 속에 남은 상처와 슬픔을 훌훌 털어내 버리고 밝고 희망찬 새해를 또 다시 설계했으면 좋겠다. 굳이 거창한 목표를 내세울 필요도 없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추진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질수 있으니까 말이다 .한 해의 마무리가 가까워지는 지금, 내년엔 어떤 초심(初心)을 가져야 할까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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