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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사람들

 

2014년 우리 사회는 너무도 안타깝게 소중한 목숨들을 지켜내지 못했다. 한 해를 보내기 전, 우리는 그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그와 같은 죽음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에서 진행됐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10명의 학생들은 이십대의 찬란한 포문을 열어보지 못한 채 건물붕괴로 사망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생이 될 학생들은 수능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갈 20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을까? 또한 건강하게 잘 커준 자식들에 대한 부모들의 뿌듯함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그렇게 무게로 달수도 없을 학생들의 기대와 부모들의 뿌듯함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자본의 욕망과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국가의 부주의로 그만 산산조각 났다.

4월 군 선임들의 폭력과 학대로 그만 목숨을 잃게 된 윤일병 사건은 가해자의 ‘살인’ 자체가 은폐될 뻔 했다. 윤일병과 그의 가족은 그의 입대가 가져올 이 비극적인 결말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군대 간 국민에게 대한민국 군은 구타를 용인했고, 살인을 덮으려 했으며, 오늘까지도 군 문화 혁신을 위한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지만 오늘도 내일도 입대자들은 군 입대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참으면 윤일병, 안 참으면 임 병장’이란 군의 현실은 바꿔야만 한다. 의무병제도인 국가에서 군인들의 인권이 보호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가해자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회피하고 은폐하는 동안, 피해자와 보호받아야 할 군인 및 그의 가족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가 국민들에게 의무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의무를 다하는 국민에 대한 보호와 권리 제고는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대사 중 가장 아픈 날로 기록될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6일 오전 거의 모든 국민들은 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일 대부분의 언론은 전원구조란 오보를 내보냈고, 화면으로 접했던 광경으로는 그대로 승객들을 잃을 것이라는 상상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259일째 여전히 아홉 명의 사람들은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305명의 국민들은 죽어서 돌아왔다. 수십 번을 4월 16일로 돌아가 보아도, 이렇게 많은 인명을 놓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가가 어째서 세월호 승객에 대한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만 한다. 「세월호특별법」은 유가족들의 뜻을 담아내지 못한 부족한 법안이다. 그러나 이 부족한 법안이 제정되기까지 유가족들이 거리에서 흘린 눈물과 한숨을 기억해야 할 한다. 피해자로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분들이, 국가의 외면과 언론의 오보 속에서 얼마나 억울하고 힘겹게 올 해를 견뎌냈는지 우리는 공감해야 한다. 잊지 않겠다던 약속을 떠올리고, 부족한 법이지만 최소한 국가가 왜 아이들을 구조하려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유가족들이 이유라도 알 수 있도록, 우리는 유가족의 지지자와 조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5월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고로 사망하신 21명의 어르신들, 10월 판교 환풍구 덮개 붕괴 사고로 사망한 16명의 안타까운 생명들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살아 있는 것이 기적과도 같은 일’이란 표현이 생명에 대한 고마움이 아니라, 사고를 피해갔다는 안도로 이해될 만큼, 우리는 지금 위험 사회에 생존하고 있다. 위험 사회를 안전사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투자가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2014년 대한민국 국가는 회피하고 은폐하고 잊히기만을 바랐다. 안타깝게도 우린 지금 그런 국가에서 안전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 해가 되기 전 국가가 지켜주지 못했던 사람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015년이 2014년과 달라지기 위해서 우리는 생명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고, 그리고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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