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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칼럼]무개념, 우리의 마음을 멍들게 한다

 

얼마전 부천의 모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 안내를 하던 알바생을 무릎 꿇게 하고 뺨까지 때린 어느 모녀의 ‘무개념’ 갑질 행위가 네티즌들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땅콩 회항사건 이후에 발생한 일이라 여론의 뭇매를 더 많이 맞았다. 하지만 이런 무개념 행위는 우리의 일상 생활속 각 분야에서 다반사로 일어난다. 다만 알려진 것이 극소수에 불과 한 것 뿐이다. 그래서 많은 무개념 파렴치범들이나 갑질 행위자들은 ‘재수없어 내가 걸렸을뿐’ 이라거나 ‘다른 사람들도 그러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오히려 나무라는 사람에게 덤비고 화를 내는 행동도 서슴없이 한다. 법 또는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는 도덕이나 윤리에 관한 일들일 경우 더욱 그렇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이런 일을 매주 겪는다. 주일이면 교회 정문앞, 또는 주차장입구등에 무개념으로 주차해놓는 차량들 때문이다. 물론 교회에 나오는 교인들 차랑은 아니다. 대부분 교회와 전혀 관계없는 주변 주택가 차량들이거나 인근 유흥주점에서 술을 먹은뒤 방치해 놓다 시피한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차량들이 교회로 들어가는 통로 혹은 주차장 입구등을 막아 놓고 있으니 그 불편함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주일이면 교회에서 당연히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을 다 알 텐데도 말이다. 이러한 차량들은 으레 연락처가 전혀 없거나 있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리곤 교회가 불편하든 말든 ‘답답한 사람들이 우물을 파라’는 식이나 다름없이 자신들이 필요한 시간에 나타나기 일쑤다. 뭐가 그리 당당한지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이 차를 빼 가버린다.

이처럼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에 피해를 주었다면 그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앞서의 경우처럼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적당히 얼버무려서 자기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고도 애쓴다. ‘어젠 그렇수 밖에 없었다’거나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교회에서 뭐 이런걸 같고 야단이냐’는 식의 적반하장 호기도 부린다.

물론 어찌보면 작은 일 일수도 있다. 그러나 역지사지라고 바꾸어 생각하면 이해의 정도를 떠나 분노 마저 치미는게 무개념 행동이다. 피해를 당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얼마전 후배에게 들은 얘기도 생각난다. 오랜만에 서울을 가기 위해 수원역에서 전철을 탓다고 한다. 그리고 몇 정거장 가지 않아 성대 앞에서 한무리의 젊은이 들이 어수선 함으로 전철안에 들어 섰다고 하는데 몇 명은 손에 커피를 들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자기들 끼리 히히덕 거리더니 장난을 치기 시작 했고, 급기야 들고 있던 커피를 바닥에 쏟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더한 무개념한 행동은 그 다음에 일어 났다고 했다. ‘에이 오늘 재수없네 ×나 짜증 나네’ 하며 그 쏟아진 커피를 발로 쓱쓱 문지르더니 뒷처리도 안하고 ‘새차타자’ 며 다음 전철역에서 우루루 내리 더 란 것이다. 후배를 비롯 승객들은 그들이 떠난 빈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다.

사람이란 실수도 할 수 있는 법이다. 또 죄를 지을 수도 있다. 대인 관계속에서 상대방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인간이란 완벽 할수 없어서다. 그러나 간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간의 실수는 완벽 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사과할줄 모르는 것까지 덮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실수로 해를 입히는 것보다 더 악한 사람은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명백한 실수를 하고서도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정당화시키려 애쓴다. 남의 티끌을 보면서 자신의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는 우도 범 한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면 끝날 것을, 그것조차 하지 않으며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고, 다른 사람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우리사회의 무개념 병폐가 언제쯤이나 줄어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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