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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변호사 ‘위기’ 이럴 때일수록 똘똘 뭉쳐야”

재선 성공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장성근 회장

 

신규·기존 변호사 모두 위기의식

앞으로 회원들 챙기기에 올인

특강 등 활력 제고방안 마련할 것



법무사·변리사 법적대리인 역할

과거 변호사 부족하던 시절 용인

지금은 굳이 답습할 필요가 없어

현재 위기상황은 변화의 기회

업무 속에서 보람을 찾아야

지역주민들에 대한 서비스 강화

가까이하고 싶은 변호사로 거듭



하창우 대한변협 신임회장 제시한

검사 평가제·사시 존치 ‘긍정적’

“지난 2년간의 임기동안에는 고등법원 유치라는 숙원사업을 위해 노력해 그에 걸맞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2년은 우리 회원들이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기틀을 다지는데 제 능력을 바칠 계획입니다.”

지난 12일 진행된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제21대 회장 선거에서 상대 민학기(60·연수원 18기) 변호사를 323대 160이라는 큰 표차로 이기고 재선에 성공한 장성근(54·연수원14기) 회장은 이제는 변호사들의 생활을 챙길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가 경기도내 변호사들의 위기라는 점을 언급한 장성근 회장은 “3년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배출돼 왔는데 그간 새로운 변호사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수요처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양산만 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에는 회원들 한명한명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반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헤쳐나왔는데 이제는 고용변호사 자리가 포화상태다”며 “게다가 고용되지 못한 신규 변호사들이 개업을 할려고 해도 사무실 공간마저도 부족한 현실이다”고 개탄했다.

겨우겨우 신규 변호사들이 사무실을 차린다 해도 잠재적 의뢰인들이 기존의 경력 변호사를 찾아가지 신규 변호사를 찾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 장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또 “(신규 변호사들의 어려움 못지않게) 기존 변호사들도 사건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는데 실제로 그렇다”며 “때문에 나름 여유가 있는 변호사 2명이 최근 변호사를 그만두는 경우를 보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장 회장은 또 경쟁(?)관계에 있는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단체들로부터의 도전도 지금의 변호사들을 힘들게 하는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법정은 전문가의 영역임에도 과거 변호사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이들의 활동이 어느정도 용인됐지만 세계적으로는 유래가 없다는 것.
 

 

 


장 회장은 “이들은 비법조인임에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관련 사건들에 대한 법적 대리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말이다”며 “과거에는 어느정도 허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변호사가 넘쳐나는 상황이라 굳이 과거를 답습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최근 서울에서 못 버틴 분들이 지방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 중 일부가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역시 기존 지역 변호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항소심까지 생각한 의뢰인들이 아직까지도 서울 지역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원고법이 운영에 들어가는 오는 2019년부터는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올해를 그 같은 경향을 바꿔놓을 수 있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복합적 문제들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변호사들끼리 뭉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장 회장은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변호사 동호회 활동’이나 ‘벙개모임’ 등이 활성화 돼야 한다”면서 “현직 판사나 명사를 초청한 특강이나 우울증 특강, 마케팅 특강 등의 특강을 마련해 변호사들이 활력을 되찾고 위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 회장은 변호사들의 태도 변화도 주문했다.

장 회장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변화라는 표현으로 바꾸고 싶다”며 “변호사들도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향한 도전을 하면서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변화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사들이 이런 자세와 마음가짐을 갖은 뒤에는 물욕(物慾)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변호사라는 자신들의 업무 속에서 보람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변호사가) 돈에 욕심을 내면 탈이 난다”며 “업무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보람을 찾아야 하며 이 같은 자세로 의뢰인들에게 저비용으로, 더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의뢰인으로부터 금전적 보상보다 더 큰 마음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실제 장 회장은 최근 한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이 끝난 뒤 겨울나기용 겉옷을 선물로 받았으며 또 다른 의뢰인은 자신이 직접 재배한 찜질용 팥을 보내오기도 했다는 등 한동안 자랑(?)을 늘어놨다.

상황이 너무나 안좋아지더라도 우선은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의뢰인, 특히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내 주위의 의뢰인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찌됐건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역 변호사로서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주민들도 지역 변호사들을 많이 찾아주셔야 하고 지역의 선후배들도 동문 선후배인 지역 변호사들을 많이 키워줘야 한다. 이미 이웃인 지역 변호사가 상담 한번 했다고 돈을 받진 않을 것 아니냐”고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장 회장은 대한변협 하창우(61·연수원 15기) 신임회장이 제시한 검사 평가제와 사법 시험 존치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과거 법관 평가제가 시행되면서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좋은 제도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듯이 검사 평가제도 긍정적으로 활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시 존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앞으로는 노무현 같은 사람이 못 나온다는 말이 많은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되지 않냐는 생각을 한다”며 “일본과 같은 변호사 시험 응시자격 시험제도를 두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장 회장은 “변호사들이 최근 몇년동안 많이 달라졌다. 뻣뻣한 고개가 아주 부드러워졌다(웃음)”며 “변호사가 필요한 단체나 기관이 있다면 경제적 부담없이 변호사를 파견할 수 있는 준비도 돼 있으니 어떤 일을 하던지 변호사를 가까이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장 회장은 충주고와 건국대 출신으로 수원지검 검사를 거쳐 지난 1990년 변호사로 나선 뒤 변호사회에서는 사업이사와 제1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수원경실련 공동대표, 수원여성의전화 전문위원, 수원화성문화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양규원기자 ykw@

/사진=오승현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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