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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카네이션 하우스? 새로운 미래 실험

 

얼마 전 여주의 강천면 이호2리 마을에서는 카네이션 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낡은 마을회관에서 따뜻하고 아늑하게 단장된 카네이션 하우스를 보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연신 기분이 좋으신지 싱글벙글 하셨습니다.

카네이션 하우스는 가족·이웃과 왕래가 없는 독거노인이 친구들과 어울려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는 친목공간이고 자율적인 노인공동체를 의미합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외롭게 살다가 누구도 함께 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고는 그 죽음마저 뒤늦게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그런데 독거노인의 외로운 죽음은 이제 우리나라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구통계로 보면 대한민국의 노인의 문제가 어떤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노인의 비율은 12.7%입니다. 여주의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만8천227명으로 전체인구의 16.7%가 되어 초고령 사회로 급하게 이행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이 급증하는 우리나라 사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카네이션 하우스를 보고는 “내년 사업은 어디입니까?” 하고 관계 공무원에 물었더니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독거노인의 고독사나 외로움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만든 카네이션 하우스를 시범적으로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이 2014년을 끝으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 내려질 것이라고 합니다.

추운 겨울 난방비 걱정에 혼자 밥을 해먹기기 어려운 노인들은 시골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지내십니다. 마을회관은 지자체에서 난방비를 대어주고 있으며 얼마의 지원금으로 쌀도 사고 서로 반찬들도 가져와 함께 밥도 지어 먹으며 의지하고 살고 있는 곳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식들 뒷바라지에 정작 자신들의 말년 삶에 대하여 준비를 하지 못한 노인들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런 암울함은 바로 노인들의 자살률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입니다. 인구 10만명 당 74세 이하 노인 자살률은 81.8명으로 일본 17.9명, 미국 14.5명에 비해 5~6배 이상 많습니다. 75세 이상 자살률은 10만명당 16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0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결과입니다.

자살의 주요 요인으로는 사회적 고립과 상실감이 보고되고 있는데 자살을 행한 노인의 24~60%가 홀로 생활하는 노인으로 가족이나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노인의 특성상 자살계획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경우가 적어 노인자살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을회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젊은 사람이 가면 모두들 반갑게 두 손을 잡으시고 ‘고맙워’를 연신 되뇌이십니다. 젊어서는 자식들과 부모님을 위해 헌신하다 자신의 말년 삶을 준비하지 못한 가난한 노인들이 많은 사회가 바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노인들의 편안한 삶을 마련할 수 없다면 시골의 마을회관에 모여 서로 의지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카네이션 하우스는 중단하여서는 안되는 사업입니다.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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