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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소리 새롭게 태어났어요”

18년 만에 새 앨범 ‘뉴 에라’ 선보이는 박 영 미

 

어린 나이에 받은 큰 인기

음악적 고민 빠져 갈팡질팡

단순함이 주는 감동에 눈떠

음색에 잘맞는 컨트리 도전

“오랜 시간 돌고 돌아 이제야 제 진짜 목소리를 찾았습니다.”

1989년 ‘이젠 잊고 싶어요’로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해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 ‘슬픈 약속’, ‘그대를 잊는다는 건’ 등의 히트곡을 낸 가수 박영미(45)가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1997년 4집 앨범 ‘파혼’ 이후 18년 만이다.

이 공백 기간에 대해 박영미는 29일 인터뷰에서 “가수 활동을 중단한 것은 아니었다. 중간 중간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에도 참여하고 그룹으로 앨범도 냈다”며 “내가 갈 길을 찾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일찍 큰 상을 탄 게 독이 됐어요. 어린 나이에 큰 인기를 얻으니 대중이 원하는 음악과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사이에 갈팡질팡했던 것 같아요. 마치 안개에 휩싸인듯한 20대와 30대를 거쳐 이제야 제 음악의 방향을 찾았습니다”고 밝혔다.

1~4집에서 당시로선 보기 드문 끈적끈적한 ‘소울’(Soul) 창법을 선보이며 ‘한국의 휘트니 휴스턴’으로 불린 그가 18년 만에 선보인 앨범은 뜻밖에 컨트리풍이 묻어나는 팝 발라드 장르다. 과거 앨범을 낼 때마다 점점 더 짙어지던 음색은 이번에 다시 맑고 선명해졌다.

박영미는 “타고난 목소리를 무시한 채 흑인음악을 하고 싶다며 일부러 굵은 목소리를 냈다”면서 “목소리를 변형시키다 보니 결국 목에 이상이 생겨 한동안 음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10년 전 성대 낭종으로 수술을 받았다. 인위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무리가 생긴 것이다. 뜻하지 않은 휴식으로 오히려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고 그녀는 말했다.

큰 수술이었지만 다행히 후유증 없이 회복됐고 교단에서 타인의 목소리를 탐구하던 그는 그때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 음을 구부리며 기교를 부리는 것보다 오히려 한음으로 마무리하기가 더 어려움을 알게 됐다.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다고 화려함보다 단순함이 주는 감동도 눈뜨게 됐다”고 말했다.

때마침 음악감독이자 작곡가인 강승원의 공연에 간 것이 다시 대중 앞에 서기로 결심한 계기가 됐다. 박영미는 “저분처럼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편안한 공연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소 친하게 지낸 작곡가 전승우가 그녀를 응원하고 나섰다. 빅뱅, 휘성, 거미 등과 작업한 인기 작곡가인 그가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은 ‘컨트리’ 장르를 제안했다. 박영미의 음색에 가장 어울리는 장르라는 이유에서다.

박영미는 “평생 소울을 추구하다가 갑자기 컨트리로 돌아서기가 쉽지는 않았다. 솔직히 컨트리라고 하면 옛날 미국 가수들이 기타와 바이올린 들고 부르는 음악이라는 선입견도 있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좋아하는 팝의 근간이 컨트리라는 생각에 도전했다”며 “예전에 휘트니 휴스턴을 지향했다면 이제는 셀린 디옹에 가까운 음악을 해보려는 것”이라고 자신의 새로운 시도를 쉽게 풀어 설명했다.

그렇게 나온 앨범의 제목은 ‘새로운 시대’를 의미하는 ‘뉴 에라’(New Era)다.

그는 “나도, 내 목소리도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마음으로 정한 제목”이라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가슴에 차오른 말’과 ‘스모그’(Smog)라는 2곡이 수록됐다. 모두 전승우가 작사·작곡·프로듀싱했다.

그는 무대에서 떠나있던 시간을 만회하고자 앞으로 더욱 열심히 무대에 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길을 찾았으니 열심히 걸어가려고 합니다. 제 진짜 목소리도, 컨트리 팝이라는 장르도 더 알리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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