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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칼럼]많이 닮은 ‘마라톤’과 ‘인생’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또 다른 이들은 마라톤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도 이야기 한다. 따라서 마라톤 풀 코스를 달려 들어오는 사람을 대단하게 여긴다. 달려온 시간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그 어려운 과정을 꾸준하게 말없이 이겨낸 의지와 노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얼마전 이런 마라톤이 인생의 축소판인 이유 101가지 라는 다소 엉뚱한 발상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물론 유명작가의 글도 아니고 정식으로 나온 서적에 수록된 내용도 아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일반 블로거의 글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그러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인생과 마라톤을 비교 연구(?)한 것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일부를 소개해 본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꿈을 자유롭고 거창하게 꿀 수 있다. 부와 명예를 향한 인생의 꿈처럼 생각 속에 세계 기록도 내보고 마라톤으로 전 세계를 일주하는 등등의 상상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꿈을 꾸고 실천 하다보면 언젠가 이루어진다. 인생도 꿈을 꾸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마라톤도 풀코스든 하프코스든 목표를 세워야만 달성할 수 있다.

때로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한다. 인생의 성공을 결과만 갖고 이야기하듯 마라톤도 그렇다. 다시 말해 성공한 사람의 이면에 어떠한 노력과 눈물이 배어 있는가를 따지기보다 얼마나 성공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지듯 마라톤도 순위에 따라 받는 스포트라이트가 다르다. 뜻하지 않은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도 예상치 못한 사고나 뜻하지 않은 질병 등이 발생하듯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재능이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인생이나 마라톤이나 열심히 하면 개인의 능력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대충 할 수 있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 인생과 마라톤 모두 열심히 할 수도 대강대강 할 수도 있지만 결과는 중도포기라는 비참함으로 이어진다. 아무 생각없이 할 수도 있지만 수많은 생각을 갖고 할 수 있다. 인생도 별생각 없이 무심코 살아갈 수 있듯이 마라톤도 마찬가지지만 조금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멈추거나 걸어도 인생과 마라톤 모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즐거움이나 괴로움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어짜피 가야 할 것이라면 즐거움이 낫지 않겠는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좋은일과 나쁜일이 반복되는 것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그리고 인생과 마찬가지로 ‘자기와의 싸움이다’.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고 이밖에도 수십가지나 더 있었지만 줄였다. 그러면서 이런 상상을 해 봤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이 모두 이러하지 않을까… 또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해봤다. 마라톤을 통해 인생을 다시 알았다는 깨달음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특히 장거리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자기와의 싸움이 마라톤의 성공 요인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극한의 운동 마라톤 정신을 많은 사람들이 사업에 접목 시키고 교육에 반영시키고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 원동력으로 삼는 모양이다. 물론 이유는 마라톤처럼 누구에게나 분명한 기회는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이 분명하게 나누어져서이지만.

벌써 2월이 다 갔다. 긴 명절 휴일도 끝난고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보면 새해에 가졌던 계획과 결심이 다소 흔들리는 그런 때이기도 하다. 마치 출발 선상을 떠난 마라토너들의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고 목이 타고 허벅지가 뻐근해 지는 그런 시점과 비슷하다. 다시 말해 레이스 중 처음 고비를 맞는 것처럼 2월 말이 올해의 첫 고비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마라토너들은 이럴 때 첫 번째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고 한다. 여기서 포기하면 끝까지 완주하지 못한다는 심정으로.

우리들도 비록 힘들고 어렵고 주위의 여건이 좋지 않아 연초 결심이 흔들지라도 12월을 향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그런 시기가 됐으면 좋겠다. 인생은 마라톤이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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