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숨n쉼]개성 한옥에서 민박할 날을 기다리며

 

금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전국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여러 곳에서 계획되고 있다. 독립운동사를 전공하는 필자의 지인은 금년이 대목이라고 우스갯 소리를 하였다. 그런데 광복과 동시에 한반도는 분단되었기에 금년은 분단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특히 경기도는 분단의 현장이기에 분단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았다. 남북 관계가 개선된 이후에는 남북 교류와 협력의 현장, 통일의 길목이 되었다. 그래서 경기도 분단 70년이 가지는 의미는 다른 지역과 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3년 후인 2018년은 경기 천년이 되는 해이다. 1018년 고려 현종 때 개성 일대를 경기라고 칭하면서 한국 역사에서 경기라는 행정 구역이 탄생하였다.

경기 천년과 경기도 분단 70년을 연결하는 키워드는 개성이다. 개성에서 경기 천년이 시작되었고, 조선왕조시대에 한양 천도가 이루어져서 경기도의 위치가 고려시대와 크게 달라졌으나, 개성은 여전히 경기도에 포함되어 있었다. 1953년 개성 이남으로 휴전선이 그어지면서 개성은 경기도에서 분리되었으니, 개성은 경기도 분단 역사를 상징하는 도시가 되었다.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금년에 개성 한옥 보수 보존 사업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역사 도시 개성에 전통 한옥이 300여 채 보존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들 한옥은 현지 조사를 하여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그 건축 시기가 조선후기까지 올라 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이곳을 한옥 보존구역으로 지정하여 보존 관리하고 있다. 개성 도시가 개발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한옥이 점차 훼손되고 있다. 보수와 보존이 시급하다. 그래서 3년 전부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개성 한옥 보수 보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해 중앙 정부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북한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중앙 정부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북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금년에는 개성 한옥 보수 보존 사업에 진전이 있을 것 같아 크게 기대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재원 문제를 포함한 여러 문제에 경기도와 중앙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고, 북한 역시 지금보다 훨씬 진전된 자세를 가져야만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정치적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어 있으나, 중단된 개성 관광이 조속히 재개되었으면 한다. 작년 개성역사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개성 관광은 역사 도시 개성에서 고려시대 역사를 만나는 역사 여행이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도시 여행이다. 같은 북한 지역 관광이지만 북한 주민과 전혀 만날 수 없었던 금강산 관광과 뚜렷이 구분된다. 2007∼2008년 당시 관광버스가 개성 시내를 통과하고 식사도 개성 시내에 있는 식당에서 이루어졌기에 관광객들은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여과 없이 볼 수 있었다. 남한의 보통 사람들에게 개성 관광은 분단 이후 처음 북한 주민의 생활과 만나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개성 관광이 재개되면 이전처럼 1일 코스 관광이 아니라 개성에서 숙박하는 관광이 되기를 기대한다. 개성 한옥을 보수 보존한 후 관광객 숙박 시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북한은 개성 한옥 일부를 외국 관광객 숙박시설로 제공하고 있다. 개성의 민속여관은 한옥 마을의 한옥 19채로 구성되어 있다. 장차 개성 관광객이 늘어나면 호텔급 숙박시설을 신축하겠지만, 민박 형태의 숙박 시설을 원하는 남한 관광객에게는 개성 한옥이 가장 적절한 숙박시설이 될 것이다.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2015년 경기도의 개성 한옥 보수 보존 사업이 시작되고, 2018년 경기 천년이 되는 해에 경기도 사람들이 개성에 관광가서 한옥에서 숙박하는 꿈을 꾼다. 꿈이 꿈으로 끝날지언정, 꿈은 꾸어야 이루어지기에 나는 오늘도 꿈을 꾸고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