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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안고 끝없는 선행 찬사

"제가 가진 것 조금 나눠 줬을 뿐..."
98년 박봉으로 시작한 양로원 방문
작년 대장암선고 불구 김장등 전달

“제가 가진 것 조금을 나눠줬을 뿐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정말 쑥스럽습니다”
남을 위해 희생하거나 봉사하는 사람을 우리는 통념상 특별한 부류거니 생각하지만 직접 만나보면 지극히 보통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느낀다.
과천시청 지인섭(50)씨.
말은 쉬우나 실천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이웃돕기 수년간 직장동료조차 모르게 실행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새해 벽두를 아름답게 장식한 장본인이다.
현재 상수도사업소 운전기사(기능직 8급)로 일하는 지씨가 이웃돕기 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 9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의회 근무시 관내 의원들과 동행, 구세군 양로원을 방문시 노인들의 깊게 팬 주름살에 드리워진 외로움과 온정을 기다리는 듯한 눈길이 가슴 저미게 다가왔다.
70∼80만원의 박봉으로 애들 뒷바라지하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생전 부모의 얼굴이 노인들의 모습과 교차돼 밤잠을 설친 지씨는 그 해 추석 30만원 상당의 위문품을 들고 양로원을 찾았다.
자식보듯 반가워하는 노인들을 보곤 지씨는 이듬해부턴 매 분기별로 30만원 상당의 위문품을 전달했고 연 2회에 걸쳐 떡과 닭 100마리도 제공했다.
“꼭 여유가 있어서 남을 돕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없으면 없는 대로 살고 더욱이 금전적으로 넉넉하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요”
나름대로 이웃돕기에 대한 철학도 갖고있는 지씨는 자신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이 닥쳐올 때도 선행을 멈추지 않았다.
작년 의사로부터 대장암이란 선고를 받고 수술을 했으나 완치된 몸이 아닌 상태에서 그 해 12월 600포기의 김장을 담아 양로원을 전달했고 올해 신정에도 40만원 상당의 떡과 쇠고기 10근을 사들고 노인들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그의 이런 선행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부유한 자나 힘깨나 쓴다는 권력층이 생색을 내기 위해 연말연시 줄지어 불우시설을 찾지만 진정에서 우러난 선행은 오히려 그런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은 노인들의 입을 통해 아름아름 알려진 그의 이웃돕기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여겨진다.
자신의 병간호를 위해 부인이 식당 일도 그만 둬 박봉에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와중에도 지씨는 “사는 날까지 불우한 이웃을 돕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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