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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민선6기의 제대로 된 성공을 기대한다

 

봄이다. 시청 앞에 그리고 광장에 다시 사람이 모인다. 그러나 쏟아지는 구호와 날선 눈빛, 빼곡하게 적힌 단어들이 ‘꽃샘추위’보다 더 매서운 칼바람으로 스친다. 기세등등한 요구 역시 복잡한 사회만큼이나 다양하고, 자력으로 인구 100만 대도시로 성장한 수원과 용인 등은 시청 앞이 늘상 요구로 만원을 이룬다.

집앞의 빈땅(등기부 상으로 버젓이 남의 땅인 줄 뻔히 아는 그 땅)에 내 허락도 없이 무언가를 지으려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에서부터 돈벌이에 급급한 기업의 브랜드가 왜 박물관 이름에 붙느냐, 시민의 안전만 중요하고 외국인의 인권은 인권도 아니냐 등등 본말과 갖은 노력, 성과는 싹둑 잘린채 단지 재포장된 자극적인 단어만 부활해 진실인양 떠돈다.

심지어 인근 도시가 화장장을 짓는데 시장은 왜 몰랐는데 사과를 안하느냐까지 타 시에 ‘시정간섭’을 안했다고 욕먹어야 하는 판이고, 시기는 절묘하게도 ‘RO사건’ 이후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궁금증이 커진다.

게다가 인근 도시는 지하철 역명을 놓고 원하는대로 안했다고 ‘주민소환’의 대상으로까지 오르내려야 하는 고달픈 신세다.

지방자치와 함께 중앙 정부는 물론 각 시·군의 홈페이지마다 부활하거나 신설된 ‘민원게시판’은 이같은 요구들로 오늘도 변함없이 몸살을 앓는다.

‘Ctrl + C’와 ‘Ctrl + V’의 활용도는 한층 배가됐고 어쩌면 그렇게 토씨 하나 안 틀린 똑같은 내용들이 올린 이들의 이름만 바뀌어 넘쳐 나는지, 페이지를 가득 메우는 정도가 힘의 척도인양 오인된 시절을 거쳐 오죽하면 앞다퉈 ‘집단민원’ 란을 따로 만든 지도 벌써 10여년이 됐다.

그리고 공격의 대상은 ‘지방자치시대’답게 한 곳으로 향한다. 기세등등한 그들의 요구 앞에 뚜렷한 이유도 없이 또 다시 한없이 작아지는 것은 여전히 공무원이고, 그 정점에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시장’이 있는 것도 변함이 없다.

세상에 넘쳐 나는 온갖 욕설을 감내해야 하고 실체도 모르는 유착과 특혜의혹의 당사자로도 전락해야 하며, 때론 매질과 감금, 심지어 염산 투하의 공격까지 버텨내야 하는 수모까지 떠안아야 하는 기막힌 신세다. 거기에 툭하면 ‘민원상담’을 이유로 호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또 다른 ‘갑’인 의원나리들의 비위까지 맞춰야 한다. 행여 있을 지도 모르는 ‘행정사무감사’의 보복(?)을 피하려면 말이다.

이래서야 왠만한 인내로는 견디기 힘든 가시밭길이다. 또 있다. 그것도 벼슬이라고, 뺑뺑이 보직에서도 빛나는 ‘감사’와 ‘인사’, ‘비서’ 부서의 ‘비열한 완장’ 앞에 왠만한 누명과 모사는 눈감아줘야 한다. 당연히 귀까지 걸린 미소는 덤으로 보태줘야 하는 내공도 쌓아야 하고, 아니꼽고 치사해도 때가 되면 밥도 사야 하고 술도 한잔 받아주는 센스 정도는 필수로 갖춰야 하는 게 바로 요즘의 공직이다. 하물며 당선과 동시에 ‘정치인’이자 ‘행정가’의 여러 역할을 겸직해야 하는 ‘선출직’이야 말해서 무엇하랴.

‘화성시 화장장’과 ‘광교역 명칭’ 논란을 최초 보도했던 후배 기자는 정확히 일주일전 ‘화성시 화장장 설명회’ 장소를 찾았다가 이재준 제2부시장의 감금(?)을 목격한 것도 모자라 차마 다시 언급하기조차 끔찍한 인신모욕을 직접 온몸에 고스란히 받은 채 돌아와 취재 기사를 출고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비대위의 면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으로 취재해 ‘저분은 대표가 아니다’라는 공식석상에서의 비대위 대표간의 갈등과 지역의 한 인터넷매체 대표 등 수차례 바뀐 비대위원장의 교체에, 정작 화성시에는 항의 한번 안하면서 수원시장의 사과를 요구한 것까지 꼼꼼이 보도한 대가는 ‘원한을 먹고 사는 직업’답게 강렬했다. 공무원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라거나 누구처럼 치고 빠지는 재주도 못 갖춘 노련함을 갖추라는 말을 위안으로 건네기에도 미안한 정도다. 다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불변의 진리를 희망의 끈으로 잡는다.

그리고 기대한다.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과 ‘사람들의 용인’ 등 민선 6기의 제대로 된 성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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