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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매화와 벚굴

꽃샘추위를 이긴 봄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아무리 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오는 봄은 막지 못하나 보다. 덕분에 봄의 전령사 꽃들의 향연도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듯하다. 봄꽃 향기 중 단연 으뜸은 매화다. 우리나라에서 매화 향을 제일 먼저 맡는다는 내광양 청매실농원. 그 일대 10만여 그루의 매화나무에선 가지마다 힘을 주어 꽃봉오리들을 부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매화 향이 벌써 섬진강 허리를 휘감고 돈다며 곧 새하얀 매화 꽃잎이 하나둘씩 피어나 일제히 꽃비를 뿌릴 태세라는 상황 설명도 함께 한다. 시기로 보아 ‘꽃절’로 불리는 선암사와 인근 금둔사 등의 청매, 백매, 홍매들도 눈부시게 피어날게 분명하다.

따라서 현지에선 매화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로 여덟 번째라고 하는데 매년 설레긴 마찬가지라고 한다. 흐드러지게 피는 매화, 온통 꽃밭인 세상이 변함없이 연출돼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섬진강 하류의 벚굴도 기지개를 켠다. 일반 참굴과 달리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자라는 벚굴은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라 해서 ‘왕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강에서 채취한다고 해서 ‘강굴’이라고도 하는데 주산지는 섬진강 최하류인 광명시 진월면 망덕포구다. 그곳 잠수부와 어선들도 요즘 분주하다.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을 기다려 굴을 캐내기 위해서다.

벚굴이 최고 맛있는 시기는 2월 중순부터 매화가 지는 4월 말까지다. 그중에서도 매화가 필 무렵 가장 실하고 맛있다고 한다. 바로 요즘이다. 일반 굴보다 5배 이상 큰 벚굴은 민물과 해수가 교차하는 지역에서 자라 단맛과 짠맛이 섞여 있다. 짭조름하면서 달착지근하다. 쌀뜨물처럼 뽀얀 알맹이에 살이 올라 담백한 맛도 일품이다. 영양도 만점이다. 참굴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4배나 넘는다. 무기질·각종 비타민·아미노산·아연 등 영양분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고 피부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날로 먹는 것보다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제격이다. 구이나 죽, 튀김, 전, 찜으로도 먹을 수 있어 외지인들에겐 특별함을 선사한다.

주말인 14일부터 22일까지 매화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섬진마을을 한 바퀴 돌고 벚굴을 맛보며 봄의 향연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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