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회현상은 상반되는 효과가 공존한다. 관광 또한 동전의 양면처럼 두 효과가 상존한다. 관광의 정의를 이루는 여러 구성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비영리를 목적으로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을 방문하고 되돌아오는 행위다. 이런 과정에서 관광객은 다른 지역을 방문해 먹고, 자고, 구매하는 경제적 활동과 지역 원주민과 소통 또는 지역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회문화적 활동(비경제적 활동)을 하게 된다. 관광의 경제적·사회문화적 활동 내에서도 긍ㆍ부정적 효과가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 효과는 경제적 활동으로 부정적 효과는 사회문화적 활동으로 인식하는 것이 대체적인 접근일 것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관광은 사치향락산업으로 분류되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1997년 IMF시절 원화 평가절하에 따른 인바운드(inbound) 관광객 증대, 내수 불경기에 따른 아웃바운드(outbound) 관광객 감소에 따라 처음으로 관광수지(관광 매출액·관광 지출액)가 흑자로 발표되었다. 그 이후 우리나라는 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국가정책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가장 큰 명분은 관광의 긍정적 효과 특히 경제적 효과가 높다는 점이다. 관광은 중간원료가 많이 들어가는 일반 제조업들에 비해 부가가치율이 높고, 타 산업에 비해 비교적 적은 자본투입에도 불구하고 보다 높은 소득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갖고 있는 자연자원을 잘 개발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임으로써 손쉽게 관광수입을 증대할 수 있다는 특징과 함께 관광산업은 고용기회 창출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관광은 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아래 스포츠관광, 의료관광, 문화관광, 산업관광 등의 타산업과 융합 또는 복합할 수 있는 대표적 산업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관광은 경제관련 긍정적 효과에 반해 사회문화적 효과는 문화인류학, 민속학, 생태학 등에서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관광이 이동이라는 전제에서 본다면 선진국이 후진국으로, 중심지역이 주변지역으로 방문하는 경향이 보다 빈번하다. 후진국 또는 주변지역 입장에서 경제측면을 보다 우선시 하는 것도 사회문화적인 부정적 효과가 부각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사회문화적 부정적 효과의 대표적 예는 전통문화 붕괴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원형으로 전해져 오던 문화가 관광객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각색되어 진다. 다시 말해 문화가 상품화되는 것이다. 주민의 비인간화도 들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지역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곳으로 소란 또는 무단 방문 삼가”한다는 푯말이다.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 제빵 왕 김탁구 촬영지인 청주 수암골 등이 대표적 지역일 것이다. 또한 자연생태계의 파괴다. 강원도 동강 탐방객과 래프팅 관광객이 급증하여 천연기념물이 멸종하는 등 여러 가지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박·절도 등 한탕주의, 풍기문란, 열등의식·갈등조장 등 불건전한 주민의식 및 행동조장에도 한몫하고 있다.

관광의 긍·부정적 두 얼굴은 항공기 등 교통발달에 따른 대량관광(mass tourism), 다시 말해 패키지 관광의 성행에 따른 것이다. 대량관광은 동전의 양면처럼 경제적 측면의 긍정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의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킨다. 대량관광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고자 제시되고 있는 대안관광(alternative tourism)으로 특수목적관광(SlT), 공정여행, 착한관광 등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관광의 긍정적, 경제적 효과가 커지면 커질수록 부정적인 사회문화효과도 역시 커지게 된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광의 경제적 편익과 사회문화적 비용은 상호 상쇄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관광을 육성 또는 전략사업화하려는 지자체는 어떤 측면의 효과를 중시하는가에 대한 신중한 검토아래 성장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