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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훈제된 저녁을 위해

 

훈제된 저녁을 위해

/윤형돈

내가 잘 때 그들은 깨어있고

우리가 누울 때 그는 달린다.

사건 현장에서 맞는 새벽엔

여명의 눈동자가 없다



하찮은 횡포와

사소한 무례가 거리에 난무할 때

경종 울리고

찰진 뭐 그런

마음의 파출소 하나쯤

누구나 지니고 살면 좋겠다.



방자한 자신을 타이르듯

통한의 수업은 모두 끝났다

궁노루 뛰놀게 하고

훈제된 저녁을 위해 졸업이다.

공부하는 내일은 졸업이 아니다.


 

 

 

오늘은 무엇에 대해 쓸까. 망설이고 있었던 터에 윤 시인의 시 한편이 날아왔다. 특수한 직업을 갖는 가까운 지인이 방통대 졸업을 했나보다. 인고의 시간을 타고 달려온 그에게도 아픔이 있겠지만 곧잘 안개 속에 서 있던 속살을 숨기듯 시나브로 지나가버린 계절의 일들과 성숙하지 못한 일들을 숨겨놓고 뿌연 안개로 덮인 새벽을 알리는 조간에 기억을 일어나게 할지라도 다시 해후하게 되더라도 몇 장의 슬픔을 잊고 뚜벅뚜벅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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