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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소 8마리가 바꾸어놓은 아내의 운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의 저서 「오늘 내 인생 최고의 날」 ‘존중’ 편에 실린 ‘자니 링고’의 이야기이다. 남태평양 키니와타 섬에서는 남자가 장가갈 때 신부의 집에 암소를 선물로 주는 것이 관습으로 당시 여자가 이쁘고 건강하면 암소 3~4마리, 보통이면 암소 1~2마리를 주고 데려온단다. 현명하고 뛰어난 장사꾼으로 평가를 받던 자니 링고가 주위 평으로는 그다지 이쁘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아내를 맞으려하자 다들 그가 얼마의 예물을 신부의 집에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 관심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니 링고가 신부 집에 건네준 암소는 무려 8마리. 마을 주민들은 자니 링고가 소문과 다르게 멍청하고 헛똑똑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뒤 만난 자니 링고의 부인은 소문과는 달리 얼굴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매력적인 귀부인이 되어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묻자 자니 링고는 자기가 한 일은 별로 없다며, “유심히 살펴보니 암소 3마리를 주고 데려온 아내들은 자신감에 얼굴을 똑바로 들고 다니는 반면, 고작 암소 1마리나 그보다 못한 대가를 지불하고 데려온 아내들은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더라. ‘내 아내는 당당하게 만들어줘야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암소 8마리를 주고 데려온 것인데 그 후부터 아내가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꾸미며 노력하더니 이렇게 되어 있었다.”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가치있게 인정해주고 격려해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인간이 얼마나 스스로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이다.

얼마 전 경기도지사님 주관으로 관내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중소기업 인력미스매칭에 대한 간담회에 참석했었다. 경기도내 중소기업에 약 16만개 일자리가 비어있는 현실에도 많은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기가 꺼려진다며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임금이나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복지수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신입 직원으로 작업 현장에 가면 선배 근로자들이 자신들을 대할 때 너무 말을 막하며 심하게 대했고, 이런 고충을 이야기할 대상도 없다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상급자가 있으면 임금이 적고 근무환경이 좀 열악해도 정을 붙여가며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중소기업에 젊은이들이 안 가려는 것이 단순히 낮은 임금·복지수준 때문만은 아니며, 지저분한 작업환경, 비전을 제시 못하는 회사와 함께 직장 동료들의 무례한 언행과 태도 때문이라는 것을 어느 신문에서도 읽은 적이 있다.

누구는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나약하다, 선배 근로자들의 그 정도 말투는 친근감의 표시다’라고도 하지만 정작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신입 직원은 견디기 힘든 큰 벽으로 느꼈으리라. 어찌 하겠는가? 고생없이 귀하게 자란 우리 아이들의 교육환경 결과인 것을. 우리 기업인들도 중소기업에 젊은이들이 오지 않는 현실을 개탄만 하지 말고 오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어차피 현재의 경영환경 하에서는 대기업만큼의 대우나 복지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중소기업은 그리 많지 않으며, 지원하는 젊은이들도 이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가 근로자에게 더 나은 복지수준, 좀 더 나은 작업환경, 직원 개개인에게 장래의 비전을 심어주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쉬우면서 효과적인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작업장에서 친근감으로 포장되어 일어나는 수많은 언어폭력·관행들을 바로 잡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을 따뜻하게 격려하고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자니 링고의 행동 하나가 아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듯이 ‘너라면 이런 작업장에서 힘들지만 잘 이겨낼 거야. 누구나 처음에는 잘 못해.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인정과 상대의 가치를 높이는 격려 한마디가 신입 직원을 미래 중소기업의 동량으로 크게 키워낼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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