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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백수오 파동을 지켜보면서

 

최근 가짜 백수오 파동은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건강을 위해 구입한 소비자들은 속았다는 배신감이 들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TV 홈쇼핑 업계는 처리과정에서 속보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불량제품을 어떻게 보상하는지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속여서 팔았고,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약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어느 시점에서 구입한 것까지 보상해주는가가 쟁점이 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은 이미 먹고 남은 것이 없는 경우는 보상이 곤란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구입한 이력이 있는 경우 모두 환불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 환불은 소비자들에게 잃어버린 신뢰를 보상한다는 의미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존슨은 1982년 9월 회사의 존망의 기로에 선 적이 있다. 감기약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들어가 8명의 감기환자가 사망한 사건이었다. 생산과정에서 잘못이 아니라 어느 정신질환자의 소행으로 밝혀졌지만 회사는 3천100만병을 모두 회수했다. 이미 판매한 것과 생산 중인 약들을 폐기하는 비용으로 약 1억 달러가 들었지만 사고 이틀만에 신속하게 대응조치를 했다. 그러면서 당시 알약형태로 병에 넣어 팔던 것을 캡슐형태로 바꾸어 다른 물질이 들어갈 수 없도록 원천봉쇄를 했다. 이런 정직하고도 성실한 태도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타이레놀은 세계적인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2010년 토요타자동차 리콜 사태는 초기 부품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 회사의 이미지도 망치고 처리 비용도 눈덩이처럼 커진 경우다. 급기야는 230만대 자동차를 리콜하고, 신임 CEO는 미국의회에 나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짜 백수오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우리 기업들, 특히 식품생산기업들과 유통회사들의 공급망 관리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SCM(공급망 관리, Supply Chain Management)은 물류의 이동에 따라 제품, 정보, 자금의 흐름을 최적화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하며 최적화를 추구하는 관리방식이다. 이것이 필요한 점은 기업이 모든 원료를 자체 생산하지 못하고, 공정 또한 소화하지 못하고 외부에 위탁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웃소싱이 보편화되고 공급망이 해외로까지 넓어지면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아웃소싱 비중은 1995년 25.5%에서 2009년 44.3%로 증가했기에 이런 위험요소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썩은 계란을 대형 제과점이 원료로 쓰고, 농약을 많이 쓴 콩나물이 종종 발견되고,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원료 확인이 제대로 안 되는 황당한 경우를 보고 있다. 가짜 백수오 사태를 보면서 홈쇼핑업체들은 가짜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여 공급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홈쇼핑의 특성이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기에 TV만 보고도 전화로 주문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갖는 신뢰에 맞게 홈쇼핑사도 신뢰있는 상품과 사후관리를 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제 생산자, 유통업자, 고객에 이르는 물류의 흐름을 가치창출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해야 한다.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아 ‘좋은 품질, 낮은 가격, 적기 납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제조공정 보다는 공급사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식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원료와 물자의 이동, 상품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종종 식품안전사고 하나로 기업이 망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안전사고에서는 그래도 고치는 것이 더 현명하다.

공급망 위험관리란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의 실체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백수오사태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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