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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청년실업, 대공황시대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통해 청년기를 유동성과 내면성을 특징으로 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규정했다. 수많은 혼란 속에 철학적 정체성과 이를 기반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는 분기점이라는 뜻이다.

푸르름의 시기에서 고민하고, 도전하고, 또 때로는 방황해야 할 우리 청년의 실상을 보면 비애를 느낀다. 이상은 오간 데 없고, 취업, 스팩, 토익, 인턴, 등록금, 자원봉사 등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느라 꿈은 포기한다. 최근에는 연애·결혼·출산·집장만·꿈·희망·대인관계까지 포기한 ‘칠포 세대’로 스스로 비하하며,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인 ‘청년실신’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문대 졸업생 90%는 논다는 ‘인구론’ 등 더이상 청년에게 ‘희망’과 ‘열정’의 수식어를 찾기 어렵다.

한국은 청년 실업자(42만명)가 전체 실업자(85만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완전 고용 방식의 임시직 일자리 위주의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고 있다. 지난 4월의 청년(만 15~29세)실업률은 10.2%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간한 ‘통계로 본 서울의 노동’ 에 따르면 청년층의 실질실업률은 30.9%로 3면 중 1명이 사실상의 실업상태라고 한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공식실업률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주로 청년층의 잠재경제활동인구(비경제활동인구 중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인 자)에 기인하고, 이들은 구직활동 없이 취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고 취업 준비 기간도 길어진다. 이른 바 ‘취준생(취업준비생)’, ‘취포자(취업포기자)’가 양산되고 있다. 청년층의 잠재경제활동 증가 현상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정규직 대 비정규직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일자리 상승 사다리가 취약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정규직·대기업에 취업하려는 경향이 취업 준비 기간을 길어지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청년실업의 근본원인으로 무엇보다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자 가운데 고학력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노동시장에서 노동수요가 고급화되는 양상을 다소 앞지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청년층 특히 신규 졸업자의 취업을 억제하는 비시장적 요인으로 노동조합의 높은 임금상승률과 고용의 경직성을 들 수 있는데 높은 임금상승률은 전반적인 신규 채용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가질 뿐 아니라 경직적인 고용관행과 더불어 신규 구직자보다는 경력직의 채용을 상대적으로 촉진하는 효과를 갖는다. 셋째,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훈련은 취업을 용이하게 해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참여도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또한 일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 여부에 따라 그만큼 일자리 제의를 많이 받아 취업이 용이하나 문제는 공식적인 방법보다는 가족 친지 등 비공식적 방법이 오히려 취업이 잘되는 것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직업교육 및 훈련 그리고 직업소개 등의 노동시장의 인프라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끝으로 대학 교육의 취약성을 들 수 있다. 대학 정책은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의 다양성에 따라 연구 중심 대학, 전문직업인과 연구직 등으로 대학과 산업간의 연계에 의한 산학협동을 활성화하고 실업만을 양산하는 명목상의 학과 등은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령인구감소로 교수정원감축 및 교수실업자의 양산을 제어하는 질 높은 교육 정책을 펴야 할 것이며, 직무기술에 의한 구직자의 직무 탐색 및 취업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직업교육 및 직업연결 사업이 수요자 중심으로 고용서비스가 선진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침체된 내수시장을 활성화시켜 양질의 일자리창출과 노동시장구조를 변화시키고 대학교육을 재구조화시키는 대책이 절실하다. 청년실업 문제는 청년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가 없는 이상 일자리 부족만큼의 실업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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