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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협치(協治)와 협력(協力)

 

난치병 치료와 성형수술로 의료관광, 곧 의료한류를 자랑하던 한국사회가 큰 상처를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환자수 세계 제2위라는 ‘역사기록’이 오래 갈 듯하다. 마침내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 그리고 메르스 안전 병원 명단까지 발표되었다. (병균이 가장 많은 ‘장소’가 병원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었다.) ‘메리스 격리자’가 3천명이 넘어섰지만, 한국 땅에서 메르스는 곧 사라질 것이다.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다시 ‘타이밍’의 중요성과 함께 협치와 협력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생각해본다. 

 

협치(協治, governance)는 통치(統治, government)와 대비되는 정치학 용어로 ‘협력형 통치’의 약자라고 할 수 있다. 수년 전 외교부 정책자문(재외동포분과) 모임 중에 민관협력이라는 ‘거버넌스’ 개념을 처음 접했다. 그러다가 작년 5월 하순 지방선거운동이 한창일 때 제주도에서 ‘협치의 시대’를 열겠다는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의 홍보 현수막을 보면서, 협치라는 말이 어감도 좋다고 생각했다. 민선 제6기 1년이 지났다. 권력을 나누고 정책 결정 과정에 도민들의 적극적이고 민주적인 참여를 이뤄내겠다는 원희룡 지사의 ‘협치’ 실험은, 다소 이른 감이 있으나, 부정적인 평가이다. 시민사회의 지지는 말할 것도 없이 새누리당이 다수인 도의회와의 갈등도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협치와 함께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것이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건, 새정치연합 의원이 다수인, 경기도의회와의 협력(協力), 연정(聯政)이다. 지난 4월11일 2015 경기민속문화의 해 선포식이 열린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남경필 지사는 도의회 강득구 의장과 손을 잡았다. 남경필 지사는 자신은 새누리당 소속이고 도의회 의장은 새정치연합 소속이지만 우리는 서로 협력(協力)하고 있다고 과시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남경필 지사는 여당과 야당,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화와 협력을 끌어내는 데에도 역할을 했다.

 

권력과 권한을 나누는 ‘협치’가 이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우선 ‘협력’부터 실천해야 한다. 권한이 부여된 만큼 책임을 다해야 하는 대통령과 도지사, 시장 등 정치지도자는 우선 상대 정당의 협력을 끌어내는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다. 다양한 시민생활, 특히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NGO)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NGO답지 못한 NGO’라는 비판을 받는 NGO도 있을 것이다. 6월10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에 소재한 ㈔국제휴먼클럽(총재 백은기)을 방문했다. 2015년 재외동포재단의 조사연구, 「지방정부와 NGO의 고려인-조선족사회 교류와 지원 실태」의 조사로, 당일 오후 1시 충남대 박물관대학 강의(「유라시아 시대와 고려인」)에 앞서 찾은 것이다. 매년 8월15일을 전후하여 하바롭스크 레닌운동장에서 고려인문화대축제는, 해마다 블라디보스톡 한국총영사관과 하바롭스크 북한영사관도 참여하는, ㈔국제휴먼클럽의 ‘러시아 사업’은 회원들만이 알고 지역언론에만 소식이 전해져서는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러시아 고려인이주 150주년인 2014년 러시아 하바롭스크 주정부는 “150년 전 고려인 가족들이 러시아로 자발적으로 이주한” 것을 기념하는 주차원의 행사에 맞추어 8월29~30일에 고려인문화대축제 행사를 개최해 달라고 ㈔국제휴먼클럽에 요청했다. ㈔국제휴먼클럽이 주최하는 고려인문화대축제는 이미 하바롭스크주정부의 중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중국 길림시의 10대 문화행사로 시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도 받고 있는 길림시조선족(단오)민속문화제, 지역의 일본인과 한국인(민단, 조총련)이 함께 어우러지는 오사카 이쿠노 코리아타운 축제 등 재외한인사회의 문화축제는 거주국의 재외동포와 남과 북의 한민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공공외교의 본보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민족문화공동체의 구현을 위한 협력에서 한국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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