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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새로운 경기학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기학이 왜 필요한가? 도발적인 질문이다. 그동안의 경기학 연구가 많은 성과를 축적했음에도 이 질문은 유효하다. 경기학 연구가 분과 학문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한 반성에서 이 질문은 출발한다. 지역학은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합 학문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경기학은 경기 지역의 뿌리와 정체성, 지역의 현실적인 문제를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하여 지역의 미래를 전망하는 통합 학문이 되어야 한다. 통합 학문으로서의 새로운 경기학 연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경기학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경기 지역 연구에서 시작하여 한국의 역사와 사회 문제, 나아가 동아시아와 인류 사회 보편적인 문제를 확장해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경기도의지정학적 위상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다. 경기 지역에서 출발하여 동아시아 문제에 까지 시야를 확장할 때 경기학이 관심 있게 연구해야 할 두 가지 주제는 통일과 서해 문제이다.

경기도 미래를 이해하는 두 개의 키워드 ‘통일과 서해’

경기도는 분단의 현장이자 통일의 길목이다. 경기도는 남북이 분단되었을 때 이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았으며, 남북이 화해와 협력으로 들어선 이후 통일의 길목이 되었고, 경기북부 지역은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장차 통일이 되었을 때 경기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우선 경기도로 많은 북한 주민이 이주해 올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도가 북한과 연접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주택, 일자리, 교육, 복지, 치안 문제 등 많은 문제에 부딪칠 것이다. 동시에 북한 지역과 붙어 있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발전적인 변화도 동시에 누릴 것으로 생각된다. DMZ가 가지는 가능성도 경기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분단의 역사와 문화, 지역 사회에 미친 영향, 그리고 통일 이후에 대한 연구가 경기학 연구의 중요한 주제이다.

또한 경기도를 이해하는데 서해는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고려시대 이전에는 바다가 열려 있었기에, 경기도 여러 항구들은 중국과 교류하는데 중요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였고, 서해는 정치와 문화, 경제 교류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 들어 해금 정책이 실시되면서 바다는 닫혔다. 1876년 개항 전후 외세에 의해 바다가 강제로 열렸을 때 바다는 비극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양호사건이 그것이다. 개항장은 근대 물결이 들어오는 공간이었지만 동시에 제국주의 침략자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였다.

1945년 분단 이후 한국은 섬 아닌 섬이 되었다. 냉전 체제의 결과이다. 한국은 대륙의 일부인데 북한, 중국, 소련에 막혀 대륙으로의 진출이 차단되면서, 한국은 동진(東進) 정책을 실시하였다. 일본과 태평양 건너 미국으로 진출한 것이다. 그 결과 서해는 고기가 잘 잡히는 어장 정도로만 인식되었다.

1990년대 들어 중국과 러시아의 변화 이후 서해는 다시 문화와 경제 교류의 통로가 되고 있다. 앞으로 유럽까지 연결되는 중국 횡단 철도가 완성되면 동아시아와 유럽으로 연결되는 교통체계는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인도양과 지중해라는 먼 바다를 통하지 않고, 한국에서 서해를 거쳐 중국 철도, 유럽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교통 체계가 열리는 것이다. 이 때 서해는 동아시아 지중해가 될 것이고 다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며, 경기도의 평택항은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경기도 연구자와 관계자들이 서해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연구도 많지 않다. 앞으로 서해는 경기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중요한 연구 주제, 경기도 미래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키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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