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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이중성과 이기심에 의한 대화단절과 소통부재

 

가정에서 가장 말 안 통하는 이는 아버지라는 설문조사가 있다. 아버지보다 더 대화가 안 되는 상대는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사람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이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직장에서의 고된 하루는 그나마 가족을 위해 참고 견딘다지만, 더 울적해지는 건 집에 돌아와서다. 가족에게서 위로와 힘을 얻기는커녕 왠지 겉도는 소외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지난 17일 ‘함께하는 경청’이란 시민모임이 출범하면서 실시한 한국리서치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 실상이 짐작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직장·사회에서의 대화·소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버지와의 의사소통 수준은 인간관계의 밀도가 낮은 직장 등 공적 관계에서의 의사소통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낮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20~30대의 자녀와 50~60대의 아버지 간에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문제행동을 일으키거나 실수를 했을 때 당장 튀어나오는 말이 있다.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아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래?”, “넌 그래서 문제야!”, “그렇게 네 맘대로 할 거면 집에서 나가!” 하는 식으로 비난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모든 아이를 가르치고 지시하는 위치에서 내려와 눈높이를 맞추고 경청해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 놀라는 표정 등을 짓는 등의 행동은 자녀에게 너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구나!”, “와, 정말? 대단한데?”, “그래서 정말 속상했겠구나!” 등을 맞장구를 쳐서 아이로 하여금 부모가 잘 듣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의 자존감을 좌우하며 부모의 자존감이 대물림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지혜로운 양육태도는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줄 뿐 아니라 성공하는 인생을 살도록 돕는 주춧돌이다. 그래서일까. 성공자의 부모들은 거의가 자녀가 또래들에 비해 뒤처지거나 부족해도 그대로 인정해주고 기다려주는 지혜를 가졌다. 사실, 경청과 대화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구성원 각자의 자세와 노력이 중요하지만, 대화·토론이 잘 안 되는 우리 사회의 문화나 풍토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직장에서 상명하복식 경직된 문화는 부하직원들과 상사와 대화할 때 가장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젊은 사원들은 자기 할 말만 하는 상사, 자신의 의견을 절대 굽히지 않는 상사, 버럭 소리부터 지르고 보는 상사,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논리를 갖다 대는 상사라고 이야기 한다. 상사와 원활한 대화를 위해선 지시나 명령하는 말투가 아닌 의견을 묻는 대화법과 서로를 존대하는 말투와 호칭 사용하기 등의 대화 예절이 필요하다.

대화는 뇌의 각기 다른 부분을 자극해 특정한 습관이나 행동을 이끌어낸다. 조직 내 대화지능을 높일 때 기업은 놀라운 성과를 기록한다. 부하 직원들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조직 내 대화법을 고민해야 한다. 국회와 정부가 갈등으로 국정에 불안이 감돌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그저께 국정 뒷받침을 못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계는 ‘유승민 사퇴 불가피’라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역대정권에서 똑같이 집권세력 내 대통령과 비주류의 대립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끼쳤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탈당파를 거칠게 공격했다. 집권세력은 와해됐고 국정은 크게 삐걱댔다. 집권세력의 화합과 단결은 그들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국민이 정권을 선택했고 정권의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단합을 위해 중요한 것이 소통과 역할의 원칙이다.

특히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원칙과 결단, 강고한 의지는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이해 조정이라는 정치의 본령에 기초할 때만 의미를 갖는다.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야 한다.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상에 문제가 되고 사건이 되는 그 원인의 대부분은 소통부재에 있다.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자가 계속해서 미세한 균열로 같은 공간에서조차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이중성과 이기심의 만연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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