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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이희호 여사 방북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기대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고(故) 김대중(金大中) 전(前) 대통령의 부인이다. 현재 이 여사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여사의 방북일정이 남과 북의 합의에 의해 ‘8월 5일~8일’(3박4일)로 최종 확정됐다. 이 확정은 6일, 남측의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사이의 실무접촉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동안 백화원초대소에 투숙하면서 아동병원, 평양산원, 어린이집(보육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이 여사의 방북확정이 우리에게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여사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면담하느냐라는 여부에 있다. 이는 곧 이 여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나게 된다면,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둘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분단사상 획기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주도했던 경험의 사실을 뒷자리에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여사는 지난해 ‘김정일 사망 3주기’를 맞아 조의를 표했고, 이에 김정은 제1위원장도 감사와 초청의 뜻을 밝혔던 것이다.

문제는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출범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도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남북관계는 개성공단사업을 제외하고 남북관계가 사실상 모두 끊어진 상태에서 최근 더욱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북한핵폐기문제, 한미엽합군사훈련문제, ‘5.24조치’ 지속문제, 대북전단살포문제, 개성공단임금조정문제, ‘6.15선언 남북공동행사’ 개최무산과 ‘8·15 70돌 남북공동행사’ 개최논의중단문제, UN북한인권사무소 서울개소문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북한불참문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백서’ 발간문제 등은 현재 남북관계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이 여사의 방북을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점으로 삼아 보자. 이미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말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의한 방북 초청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도 이 여사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이한 지가 70주년임과 동시에 남과 북의 분단된 지도 7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데 지금도 남과 북은 관계 개선에 나서기보다는 서로 분단의 깊은 계곡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록 ‘6·15 공동행사’가 무산되었다고 하더라도, 오는 8월 초 이 여사의 방북으로 ‘8·15 공동행사’만큼은 올해 치룰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 현재 우리 정부는 민간 차원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북협의를 진행하는 역사·문화·스포츠 교류사업을 적극 지원하자는 입장이다. 당국 차원에서도 광복 70주년 공동기념행사를 포함해 남북 간 실질적 협력의 통로를 개설하기 위한 남북대화에 열린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또한 북한당국도 겉으로는 대남강공모드로 일관해오고 있지만 내심 남북교류협력을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남과 북은 광복 70주년의 ‘8·15 공동행사’를 개최해 남북관계 개선의 구도 속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정부가 이 여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특사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박대통령께서 북한 최고지도자와의 접근 필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께서도 2002년 5월 방북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북한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북한이 우리에게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통일을 위해서라면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마땅한 일이리라. 타인을 먼저 신뢰하지 않는 자는 타인의 신뢰를 우선 받을 수 없는 일이다. 상대에게 먼저 신뢰받고 싶다면 우리가 먼저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고 북한의 문을 두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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