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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심양현상과 한중교류문화원

 

‘문기결합’(문화와 기업의 결합)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심양현상’의 무대, 중국 심양에 새로운 ‘심양현상’이 나타날 조짐이다. 2006년 무렵부터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기업과 문화, 기업과 사회의 공존을 도모한 심양현상은, 단순히 심양의 기업인들이 문화예술 등 민간단체에 경제적으로 지원한 메세나(Mecenat) 활동에 그친 것이 아니었다. 심양지역 조선족사회 각계가 화합과 공생, 공동발전을 전제로 서로 뭉치고 단결하여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실천운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더욱이 심양현상의 주역인 심양조선족련의회 길경갑 회장이 언급한 바대로, 심양현상에는 심양의 조선족사회와 한국인사회의 조화로운 결합도 포함되었다. 2008년 심양한국인(상)회의 KBS노래자랑대회 유치를 당시 심양시 조선족기업가협회 길경갑 회장이 적극 후원했으며, 2009년에는 한국인사회와 조선족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세계한인기업인 대회인 한상대회를 글로벌한상대회 이름으로 심양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심양의 한민족사회가 선착(先着) 한민족인 조선족과 후착(後着) 한민족인 재중한국인 사이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민족문화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점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모범이 아닐 수 없었다. 거의 10년의 역사를 가진 심양현상이 조선족기업인이 주도했다면, 새로운 심양현상은 한국인기업인이 후원하지만 한국인·조선족이 함께 주도하고 있다. 지난 7월19일 개원1주년 첫돌잔치를 치른 한중교류문화원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인들이 이미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심양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LA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심양 서탑의 분위기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2014년 7월19일 심양한국인(상)회가 운영하던 심양한국인문화원이 문을 닫은 자리에 한국인과 조선족이 함께 운영하는 한중교류문화원이 문을 열었다. 한중교류문화원은 ‘한중교류’ 이름에 걸맞게 조선족(박성관)과 한국인(안청락) 공동이사장제로 운영되고 있다. 항일영웅 안중근 사진전을 시작으로 한중교류문화원은 창립 후 1년 만에 어린이(어린이K-POP 대회와 단동조선족중학생으로 구성된 압록강청소년예술단 창단), 청년(한중대학생연합청년문화센터 YCC와 문화청년봉사단 발족), 장년(마중물친선배구단 창단과 영화사랑모임 결성), 그리고 노인(실버건강문화대학과 역사문화해설팀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한중교류문화원은 이제까지 심양한국인(상)회가 수행해온 재선양 한국인회 소식지(월간)의 발간 대행과 한인회의 정월대보름행사 지원 등 한인회 행사뿐만 아니라 조선족어린이 무료 한국문화체험여행(32명), 심양시 조선족대학생연합회 문화행사 지원, 연변조선족작가협회 지원 등 조선족사회 행사를 지원했다. 그리고 중국영화감동 장예모 영화제와 한국영화제 개최, 한국의 싱어송 라이터인 김광석 가요제와 아시아의 가희(歌姬)라 불린 등려군(덩리쥔) 가요제 개최 등 한중을 아우르는 문화교류 사업을 수행했다. 나아가 2015년 8월9일 오후 4시에는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컨벤션홀에서 압록강청소년예술단의 재한중국동포 가족위문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한중교류문화원이 심양과 단동을 포함한 동북의 조선족사회뿐만 아니라 재한중국동포사회까지 활동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단순한 문화원의 기능을 넘어 한중양국 간의 교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점에서 2015년 7월1일 한중교류문화원이 중국 국무원의 동북아개발연구원 산하 ‘중한교류중심’으로 인가를 받은 것도 의미가 크다. 민간단체인 ‘한중교류문화원’이 단 1년 만에 중국의 국가기관인 ‘중한교류문화원’으로서의 위상을 갖춘 것이다. 새로운 ‘심양현상’이 심양을 넘어 전 중국, 나아가 세계의 코리아타운에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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