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통일’은 ‘돈’이다

 

5일부터 7일까지 남과 북은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를 공동으로 실시한다. 이는 지난 7월 말 남과 북의 금강산지역 병해충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에는 1억3천만여 원 상당의 물품이 북측에 지원된다. 이 지원 물품은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마련됐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1억3천만여 원 상당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사용하고 있을까?

개성공단의 누적 생산액이 공단 가동의 지난 2005년부터 2015년 7월까지 29억9천616만 달러(한화 3조5천억여 원)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천491만 달러로 시작해 2007년 1억8천만 달러, 2010년 10억 달러, 2013년 20억 달러에 이어 안정적 성장세를 기록해오고 있는 수치다. 공단 입주기업 숫자도 2005년 18개였지만 현재는 124곳이다. 공단의 북측 근로자는 초기에 평균 6천명 수준에서 지금 5만4천여명으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북쪽의 개성공단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을까? 이의 두 가지 질문에 관한 해답은 ‘통일’이 곧 ‘돈’, 즉 ‘통일=돈’이라는 등식의 관점에서 찾아보자. 돈은 자본이다. 자본은 경제의 생산요소 중 하나다. 자본의 그 자체는 경제체계 내부에서 생산된 물적 자원이다. 그 경제체계 외부에서 공급된 자연자원의 토지와 인적자원의 노동은 본원적 생산요소이다. 자본에 대한 이자와 마찬가지로 토지와 노동의 경제자원도 지대와 임금의 형태로 ‘돈’의 순환으로 작동된다.

그런데 남과 북의 분단은 토지(자연자원), 노동(인적자원), 자본(금융자원)의 생산요소를 제한하고 있다. 이 제한은 한마디로 남과 북 사이에 돈의 합리적 흐름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그 동안 남북분단의 고착화는 이익보다 손실에 투자되는 돈이 막대하게 들어가게 만들고 있다.

북한의 자연자원, 특히 지하광물자원에 대한 개발투자는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유럽국가 등이 독점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에 비해 2010년 ‘5·24조치’ 이후 우리는 북한의 지하광물자원 개발투자를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신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 광산 및 탄광 개발 등 자원외교의 실패로 우리 세금이 천문학적 손실금과 대출금상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인적자원, 즉 노동력이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고 우수하다는 점이다. 우리기업들이 값싼 인건비를 찾아 중국과 동남아국가들로 가지만 이들 국가에 비해 북한의 임금수준은 중국의 1/3 수준에 불과할 정도이다. 현재 북한의 해외노동자는 5만에서 6만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의 대다수가 이른바 3D업종에서 노예노동을 하며 임금마저 착취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대신 우리 내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는 100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에 비해 북한의 근로자들은 언어와 문화적 동질성으로 우리에겐 우수한 노동력이다.

따라서 북한의 자연자원, 특히 지하광물자원과 인적자원, 즉 노동력은 우리에게 통일의 대상으로서 접근해야 할 중요한 경제적 자원, 생산요소인 것이다. 이에 대한 투자는 우리의 자본, 즉 돈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돈은 자본주의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돈의 대북투자를 적극적으로 실행해 돈이 남과 북의 토지와 노동력과의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 이것만이 우리에게 돈이 생기는 이익을 낼 수 있는 통로이다. 우리의 통일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대륙으로 향하고, 동해와 서해의 북방한계선을 지나 오대양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대륙과 해양이 연결된 통일은 ‘대박’을 바라는 투기가 아니라 ‘편익’을 원하는 투자이다.

그렇다고 ‘통일=돈’의 등식에서 ‘돈’만이 최고라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돈이란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통일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돈을 부리자는 것이요, 돈의 노예가 되어 그에 휘둘리지 말자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에 돈을 투자하자. “돈은 위장(胃腸)과 가슴의 약”(프랑스 속담)이기 때문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