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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술 발전에 일조했다는 말에 뿌듯"

11년째 경기국악협회 수장으로 협회를 이끌고 있는 송영철(60) 지회장은 국악계의 '대부'로 통한다.
음악, 특히 전통 음악을 사랑해 이 길로 들어선 그이지만 전문적으로 악기를 다루거나 전문적 소리꾼은 아니다. 그런 그가 회원들 사이에서 '대부'로 통하는 것은 송 지회장이 지닌 통솔력과 투명성 때문이다.
한 소리꾼은 "송 지회장은 경기국악계의 아버지"라며 "경기소리를 비롯한 경기국악협회를 여기까지 성장, 발전시킨 그에게 늘 감사한다"고 말한다.
회원들의 그에 대한 마음은 4년마다 돌아오는 지회장 선거 때면 확연히 드러난다. 예술계가 수장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경기국악협회는 늘 단독 후보로 추대형식을 갖춰왔다.
92년 이후 4번째 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일할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회원들이 계속 추대해 지회장직을 놓지 못하고 있다"며 "어쩌다보니 장기집권을 하게 됐다"고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짓는다.
특히 송 지회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경기국악제'다. 지난해 정부가 전국의 국악제가 너무 많고 방만하게 운영된다며 대폭 축소할 방침을 세워 국악계 전체가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경기국악제는 의미를 살려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올해는 그 대회가 어느덧 만 10년이 넘어 11회가 되는 해다.
"지금까지 경기국악제가 기초를 다지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제부터는 반석 위에 튼튼한 집을 지을 차례입니다. 어느새 11살이라니 감회가 새롭군요. 이제부터는 경기국악제가 명실상부한 전국대회, 아니 더 나아가 전 세계에 경기소리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대표적 대회로 만들 것입니다."
송 지회장이 음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그의 아버지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부친 송순호(1990년 작고)씨는 경기도 화성갑부 2대 독자로 남부럽지 않은 윤택한 생활 속에서 한학을 공부하고 경성법정전문학교를 수료한 엘리트였다. 한학을 공부해 한시와 시조창에 능했던 부친은 경기도에 국악협회를 만들고 18년 동안 협회를 이끌어왔다.
부친의 영향을 입은 송 지회장은 82년 국악협회에 입회, 국악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서울과 호남 중심의 국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중부 지역 국악의 취약성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경기민요 보급을 위해 힘써왔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회원들 뒤로 묵묵히 뒷바라지를 도맡아온 송 지회장. 4년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힘든 때를 보내기도 했던 그는 "남은 건 병밖에 없지만, 전통예술 발전에 조금이나마 일조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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