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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차별받는 장애인체육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 이 법은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고 불린다. 지난 2007년 4월 10일 제정돼 2008년 4월 11일부터 시행됐다.

지난달 강원도 일원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육대회와 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보면서 이 법이 떠올랐다. 매년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장애인체육이 엘리트체육과 비교했을 때 많이 소외받는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장애인차별금지법까지 떠올린 적은 없었다.

매년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한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국무총리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한다. 총리나 장관이 참석할 수 없을 때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참석한다. 올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는 국무총리도, 장관도, 차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체육협력관이 장관 대신 참석해 치사를 했다. 중앙정부가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는 동안 육상경기가 열린 강릉종합운동장에는 매일 강릉시민들의 응원이 펼쳐졌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매일 같이 육상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기간 동안 육상경기가 열린 강릉종합운동장을 찾은 일반인은 극히 드물었다. 육상경기장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이 열린 강원도내 38개 경기장이 모두 비슷한 상황이었다. 몇몇 경기장을 다녀봤지만 관중석에는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가족과 장애인체육 관계자, 자원봉사자들 뿐이었고 일반 관중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솔직히 전국체육대회를 관람하는 관중의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으로 응원을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발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일반 시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원’에 의한 관중이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는 이같은 동원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각 시·도를 대표해 지역의 명예를 걸고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매년 그들만의 쓸쓸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전국체육대회의 개최시기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개최시기에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다. 전국체육대회는 개최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매년 10월 중순쯤에 개최된다. 처명한 가을 날씨 속에 열린다고 보면 된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전국체육대회가 끝난 뒤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열린다. 올해는 10월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기간 강원도 대부분 지역의 아침기온이 영하에 가깝게 떨어지면서 경기장마다 추위에 떠는 선수들이 많았다. 육상, 축구, 요트, 조정, 사이클 등 외부에서 진행되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장애인체육대회 종목이 실내체육관 등에서 진행됐지만 강원도의 차가운 날씨에 실내에 있어도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비장애인이 실내에서 한기를 느낄 정도라면 장애인은 더 많은 추위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추위에 떠는 선수들을 위해 난방이 가동된 체육관은 없었고 야외에서 진행된 종목도 장애인 선수들이 추위를 피할 만한 곳은 없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개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올해도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전국체육대회가 끝난 뒤 개최됐다.

장애인은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스포츠를 통해 한계에 도전하는 장애인 선수들이 보다 좋은 환경, 좋은 여건에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장애인체육회도 매년 반복되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연례행사처럼 치르려고 하지 말고 장애인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듯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패럴림픽 등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는 날이 조속히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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