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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 언제 날아오를까?

 

역사왜곡·지루한 전개 답보상태

유아인·신세경 등 포진 활용 못해

정도전 제외 오룡 보릿자루 신세

이방지·무휼·분이 허공 뜬 느낌

육룡은 도대체 언제쯤 날아오를 계획일까.SBS TV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가 지나친 역사 왜곡과 지루한 전개로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시청률은 13%대를 유지하며 MBC ‘화려한 유혹’과 KBS2 ‘발칙하게 고고’를 누르고 월화극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드라마는 11회가 되도록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양새다.‘베테랑’과 ‘사도’로 올해 영화계 최고 스타로 떠오른 유아인을 캐스팅하고, 신세경과 변요한이 좌청룡우백호로 포진했지만 드라마는 아직까지 이들 청춘스타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또 조선 건국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고려말 지옥 같은 난세를 비중 있게 조명하느라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베테랑’과 ‘사도’로 올해 영화계 최고 스타로 떠오른 유아인을 캐스팅하고, 신세경과 변요한이 좌청룡우백호로 포진했지만 드라마는 아직까지 이들 청춘스타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조선 건국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고려말 지옥 같은 난세를 비중 있게 조명하느라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11회에서도 드라마는 여전히 썩어빠진 고려 도당의 속고 속이는 정치놀음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의 인내심을 요구했다.

지나친 역사 왜곡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50부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이고, 팩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작가의 상상력과 스토리의 역동성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는 알겠으나 늘어지는 전개 속에서는 이러한 야심이 빛을 내지 못하고 도리어 드라마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 정도전에 지나치게 경도된 스토리

‘육룡이 나르샤’는 지난해 화제를 모은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보다도 더 정도전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는 듯하다.

여말선초의 특성상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인 정도전의 비중이 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드라마는 자신만만하게 정도전에게 무협의 역동성을 가미하려다 역사 왜곡을 넘어 만화 같은 인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믿고 보는 배우 김명민이 정도전을 맡은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여말선초 한반도의 운명이 오로지 정도전에게 달려 있는 듯한 전개는 할리우드가 생산해내는 슈퍼히어로 영화 저리가라다. 정도전과 손을 잡는 이방원(유아인 분)도 아직은 힘없는 ‘철부지’로 묘사된다.

11회가 되도록 이성계는 앞뒤 막힌 ‘벽창우’처럼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도전이 유일무이한 ‘브레인’인듯, 그림자처럼 고려 도당의 장기판을 조정하는 이야기는 ‘초를 과하게 친’ 느낌이다.

‘용비어천가’의 육룡과는 다른 새로운 육룡을 내세워 경쾌한 팩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드라마는 그러나 정도전을 제외한 나머지 오룡을 현재 상황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어놓고 있다.



◇ 무협 팩션 강조하다 산으로 갈까 우려

‘육룡이 나르샤’를 기대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선덕여왕’(2009), ‘뿌리깊은 나무’(2011)를 만들어낸 김영현-박상연 작가 콤비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방송에 앞서 두 작가는 “육룡의 캐릭터극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육룡 개개인의 면면을 하나하나 조명하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조선 건국의 의미를 그리겠다는 것이었다.

아직 39회가 남았으니 예단은 금물이나, 11회까지 방송된 현재 드라마는 육룡을 고루 조명하지 못했으며 허구의 인물을 녹여내느라 역사를 지나치게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팩션을 책임지는 이방지(변요한), 무휼(윤균상), 분이(신세경)는 고단한 민초의 울분을 토해내는 캐릭터인데, 이들이 귀족 이방원(유아인)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사대부 정도전과 대의를 도모하는 이야기는 허공에 뜬 느낌이 든다.

초반에는 박혁권이 연기한 길태미가 팩션의 재미를 극대화했지만 거기까지다. 드라마는 불 조절에 실패한 듯 상상력이 과해 ‘너무 나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과연 육룡은 언제 힘을 모아 날아오를 것인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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