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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인권보장' 교정철학 피력

“구치소는 재판 계류 중인 피의자가 잠시 수용되는 시설입니다. 사회의 선입관이 바뀌어야 하고 정부의 예산지원과 인력충원도 시급히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2일 제7대 수원구치소장으로 취임한 이태희 소장(52)은 “구치소는 혐오시설이 아니며 사회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교정시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임소감을 밝혔다.
최근까지 법무부 교정국 보안1과장으로 일해 온 이 소장은 오랜 교정행정 경험을 토대로 교정행정의 현안과 개선방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교정계의 실력자’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수시로 의견을 물을 정도로 신망을 받고 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
- 아직도 구치소를 혐오시설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모든 피고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합니다.
구치소 수용자들이 1심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일시 구금시설로 인권을 보장하고 한 때의 실수를 반성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저희 구치소는 2천300여 수용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가족들이 접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치소나 교도소 등 교정시설을 혐오시설로 기피하는 현상이 있는데 만일 우리 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 설치돼 있다면 수용자나 기결수 가족들은 그만큼 경제적,시간적 손해를 입게 됩니다.
최근 단순과실이나 경제난으로 인해 구치소에 수용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교정시설에 수용됐던 일부 사람들이 사회에 나와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문에 교정시설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희 구치소는 수용자들이 구치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구치소 업무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수용자의 안전과 원활한 접견보장인데.
#수원구치소가 수용자들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해 수원지검 검사들과 판사들의 견학으로 입증됐습니다.
저희 구치소는 시민.인권단체가 수용실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언제든지 개방하고 있습니다.
원활한 접견보장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접견실과 담당 직원의 확충입니다.
이에 따라 법무부에 직원증원과 시설관련 예산을 늘려 줄 것을 적극 건의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타 시.도에서 수용자들이 면회를 올 경우 토요일에도 평일처럼 오후 5시까지 접견시켜 주고 있으며 원격화상접견시스템을 가동해 수용자와 가족들이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 보며 생생한 육성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국내 교정시설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선진국의 경우 개방처우시설,경구금시설(과실범,단순 절도,교통사범,단순폭력사범),중구금시설,초중구금시설로 분류해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교정시설은 초범자 시설과 재범이상 시설로 단순하게 분리됩니다.
범죄의 횟수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에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죄질과 수용생활태도,개과천선의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우리도 죄질과 수용생활태도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시설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직원들은 사실상 하루의 절반이상을 갇혀 지내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개선책과 사기를 높여 줄 대책은.
#앞서 밝힌대로 직원의 충원을 계속 건의하겠으며 수시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눠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할 생각입니다.
특히 지난 해 3월 안산지청이 개청돼 수용자들의 호송출정업무가 크게 늘어나면서 최소 45명의 인력이 필요하나 행정자치부가 증원승인을 해주지 않아 인천과 안양 등 교정시설 인력 15명을 지원받아 처리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행자부가 필요인력을 충원해주도록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직원들이 격무속에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는 점을 감안해 동호인 모임을 활성화할 계획이며 모범 직원과 경비교도대원들을 최대한 포상할 방침입니다.
현재 우리 경비교도대원중 일부가 소년소녀 가장 등 15명을 상대로 과외학습을 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격무속에서도 홀로 사는 노인돕기와 지체장애인 목욕,이발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흐뭇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끝으로 구치소 관내 주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다시 말씀드리면 구치소는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인식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범죄예방과 선도는 교정시설 종사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동과제라는 생각으로 '밝은 사회만들기'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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