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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용인백년대계 그리고 공직을 위한 청원(請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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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3일  21:00:11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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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재 사회부장

오늘은 평범한 50대 직장인 A씨 얘기다.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지나온 그 시대가 그렇듯 고향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서울 붐’에도 한눈 안팔고 직장생활한 지도 30여년이 됐단다. 세상 여느 부모처럼 빚이나 안 지고 살면서 자식들 크는 재미로 사는 날들속에 한눈 안팔고 집과 직장을 쳇바퀴 돌듯 오가며 불평 한마디 내뱉는 것조차 본 적 없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던 A씨는 지난해 단풍이 물들던 어느날 일많기로 소문난 본사로 발령났고, 부러움 섞인 시선과 함께 일복이 터졌다는 덕담(?)도 받았다. 이후 A씨는 지켜보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할 정도로 일에 치여 살았다. 휴일은 잊은지 오래였고, 가족들 얼굴조차 제대로 보기 힘들 정도에 취미생활은 엄두도 못낼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친구들은 물론 한동네에서 평생 보고 살아온 선후배들의 타박도 많아졌다. 밥 한번 먹자는 말도 번번이 거절하며 10여개월의 시간이 지날 즈음, 한 직장 다니는 동네형의 계속되는 핀잔과 은근한 압박에 휴가철 끝자락인 어느 토요일 동네 선후배끼리의 약속이 잡혔다. 휴가도 제대로 못간 A씨와 동네형인 B씨와 C씨, 그리고 C씨와 함께 온 D씨는 인사 나눌 겨를도 없이 오랫만의 그린을 만끽했다.

경기 후 그린피를 내려는 A씨의 앞을 “내가 냈어. 나중에 줘”라며 동네형 C씨가 막아섰고, ‘약속이 있다’며 B씨가 먼저 자리를 뜬 후 “밥 먹고 가자”는 C씨의 말에 결국 식당에 함께 했다. 식당에 함께 온 C씨의 지인 D씨는 ‘사업을 한다’며 소개했고, C씨의 말과 달리 D씨가 그린피를 냈음을 알게 된 A씨는 심한 불쾌감과 배신감을 곱씹으며 C씨가 무안할 정도로 D씨에게 그린피를 송금할 계좌번호를 요구했다.

D씨에게서 이틀 후에야 계좌번호를 받은 A씨는 즉시 송금했고, B씨와 C씨도 D씨에게 각각의 그린피를 송금했다. A씨의 결벽에 가까운 자기관리를 여실히 보여준 한바탕 해프닝이 그렇게 지나고, 또 쏟아지는 업무와 씨름하는 날이 이어졌다.

이후 한두달여가 지났을 즈음, A씨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얼굴없는 ‘업자’들의 노골적인 공갈과 협박, 음해가 떠돌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투서가 난무하고 있다는 말이 들리던 어느날, ‘파면’과 ‘해임’의 ‘중징계’를 운운하며 마치 ‘점령군’처럼 상급기관의 눈에 불을 켠 감사가 들이닥쳤다. 그러나 A씨의 모든 업무를 먼지 하나까지 샅샅이 털겠다던 감사관의 도 넘은 위세와 달리 지금까지 나타난 것은 ‘함정·표적감사의 배경’으로 의심되는 ‘A씨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여준 해프닝으로 끝난 그날의 수상한 골프가 전부다. 그리고 지금 A씨의 직장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는 한심하고도 어이없는 이 해괴망칙한 광경에 분노를 넘어 실소마저 나온다.

바로 광역급의 100만도시 용인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얘기다. 최상위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을 바탕으로 어떤 어려움에도 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한다는 공직자로써의 자긍심과 명예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겁박이 생생한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략과 음해도 서슴치 않는 파렴치한의 작태에 유린당하는 것도 모자라 협작에 또 씻을 수 없는 능욕까지 감당해야 하는 것인지, 이보다 더 개탄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단순히 편을 들자는 것이 아니다. 감사도 좋고 조사도 좋다. 그보다 더한 강도의 뼈를 깎는 일도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공직자의 그것은 억지로 만들어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업무와 시대의 사명에 더 철저하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의욕이 앞선다 해도 도를 넘어선 그것은 분열과 파멸을 부른다. 하물며 참외밭에서는 신발끈도 매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귀를 열면 특정학맥 출신의 도위원회 감투의 위세에 일을 못하겠다는 인근 도시 공직자의 분개나 그것보다 더한 어느 정치인의 한탄도 자연스레 듣는 날이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용인의 백년대계는 물론 공직사회 전체를 위한 현명한 판단을 감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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