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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안철수 탈당하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할 것인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견들이 분분했다. 하지만, 다수는 그동안 안철수 의원이 보여준 행보를 놓고 볼 때, 탈당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추론과는 달리 결국 안철수 의원은 탈당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적인 모멸감이라는 생각이다.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는데,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런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은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비판하고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거나 “생각이 다르다고 어떻게 새누리당이라고 그러느냐”고 말하며, 인간적 차원의 모욕감을 솔직히 토로했다. 이는 분명 문재인 대표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번 안철수 의원의 제안을 거부하는 성명에서, 지나치게 강한 어조로 안 의원을 비판했다. 보편적 정치적 수사에 어긋난 성명이었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몰아붙이고 나서, 안철수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는 당일 새벽 안철수 의원 집에 찾아가니, 이를 진정어린 행동으로 보는 이가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안철수 의원의 말을 빌자면, 문재인 대표가 안 의원의 집을 찾았을 때, 어떤 제안을 가지고 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등 떠밀려서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막는 제스처만 취한 것이지, 문 대표의 행동에 진심과 절박함이 담겨있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표의 이런 행동은 많은 야권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표가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가지려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2012년 대선 당시 많은 유권자들이 문재인 후보에게 열광했던 이유는 문재인 대표가 사심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문재인 대표가 보여줬던 모습을 기억해서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서거를 담담하게 발표하던 문재인 대표의 모습, 그리고 조문 온 새누리당 인사들에게 노 대통령 지지자들이 야유를 보내자, 이를 말리던 문 대표의 모습을 많은 이들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권력욕이 없다는 점을 들었을 정도로, 당시 문재인 후보는 욕심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당권을 포기하라 해도, 죽어도 못 내려놓겠다고 하고, 대권 후보에 대한 욕망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문 대표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안철수 의원도 탈당 이외의 방법을 찾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제 안철수 의원은 탈당했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기에 이제 새로운 정치세력에 누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합류할 것인가가 관심사로 남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단순히 몇 명이 탈당할 것인가 하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인물이 탈당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호남권이 움직인다고 할 때, 박지원 의원 같은 인물이 동반 탈당할 것인가, 그리고 김한길 전 대표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하는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손학규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이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안철수 의원의 정치 세력화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은 ‘꼬마 열린 우리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제 정치권의 빅뱅이 시작됐다. 그리고 이런 시작이 어떤 끝을 맞을지는 국민들의 성숙한 이성이 결정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 국민들의 집단 이성이 한국 정치의 발전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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