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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종교인 과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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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7일  21:10:08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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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영 경제부장

‘종교인 과세’ 문제를 놓고 찬반 논쟁이 치열하다.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종교인 비과세는 공평과세와 조세 형평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과세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반대론자는 종교활동은 근로가 아니라 봉사인 만큼 근로 댓가로 볼 수 없다며 현 성직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가 다니는 교회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 바 있다. 이 자리에서도 찬성과 반대의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부의 결정을 보고 판단하기로 하고 토론을 끝낸 적이 있다.

‘종교인 과세문제’는 어제오늘 불거진 사안이 아니라 수십년 된 논쟁거리로 알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토론과 종교인들의 입장을 들었지만 결론까지는 내리지 못했다. 특히 소득세법을 고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처리하는 방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부는 얼마 전 종교인 과세를 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을 드디어 만들었다.

종교인 과세 논의가 처음 시작된 1968년 이후 무려 47년 만에 입법화 된 것이다. 주요내용을 보면 앞으로 종교인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구간에 따라 6%에서 38%의 세율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당초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또다시 2년간 유예하도록 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새누리당이 일부 개신교 교단의 요구에 따라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는 소리도 나온다. 담뱃세 인상을 서민증세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새정치연합도 이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종교인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은 대한민국 현행법 어느 조항에도 없다. 건국이후 지난 수십년간 납세당국이 관행적으로 걷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모든 천주교 사제는 지난 1994년부터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소득세를 내고 있다. 특히 서울대교구는 1996년부터 소속 사제들의 급여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왔다. 당시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은 “성직자도 국민의 한사람이기에 납세의무를 다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개신교에서도 상당수 목사가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서울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목회자가 된 1970년부터 40년간 세금을 자진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자진납세 실적은 종교계 전체로 볼 때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교회엔 면세하더라도 목사개인은 세금을 낸다. 종교인 과세를 성역으로 방치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교회와 사찰, 성당이 9만 여개나 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종교 국가이다. 성직자만 해도 전 국민의 1%에 가까운 36만 여명이고 인구의 절반이 넘는 53%가 신자인 나라이다. 교단들의 자체 주장을 합치면 전체 신자 수는 전인구의 2배에 가까운 8천3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한 종합일간지는 우리나라 전체교회의 연 수입이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 1년 예산의 5%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만약 이 17조원이 종교가 아닌 산업에 투자된다면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은 연 5%정도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니 참으로 엄청난 일이다.

정부는 이번 종교인 과세로 약 1천억에서 2천억원 정도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갈수록 심해지는 고령화와 양극화로 인해 복지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세금을 내는 국민이 더욱 늘어날 필요가 있다. 물론 수익이 많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도 있고 흔히 이야기하는 대기업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정치성이 짙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종교의 본령은 사랑이다. 그중에서도 이웃사랑이다. 물론 종교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베푸는 이웃사랑도 우리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부족한 복지 재원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종교인들도 이번 기회에 과세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진정한 ‘이웃사랑’ 실천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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