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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징병제가 폐지된 건 1973년 1월, 베트남에서의 철군 직후 닉슨 대통령에 의해서다. 1783년 첫 징병제를 실시한 지 190년 만의 일이다. 징병제 실시 초기 미국은 18~35세의 독신 백인 남성만 징집했다. 그리고 결혼한 백인 남성과 흑인은 병역을 면제시켰다.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1862년 징병법을 개정해 20세에서 45세까지 연령을 늘리고 복무기간은 3년으로 규정했다. 기혼 백인의 병역 면제는 1차, 2차 세계대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독신남성만 징병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대신 징집병은 예비군에 복무하지 않는 혜택을 줬다. 미국이 징병제를 폐지한 것은 영내에서 폭력과 마약 복용 등 규율 위반이 급증했고, 특권층 자제들이 징집을 피하는 병역비리도 만연해서였다. 하지만 이보다는 후방지원부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군대 내 폭력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현재 모병제를 하는 나라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군대를 보유한 나라는 154개국 정도라고 하는데 이중 78개국이 군 인력체계를 모병제로 운용하고 있다. 1963년 모병제를 실시한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냉전이 종식된 1990년대 이후 모병제로 전환했다. 1996년에 프랑스를 비롯, 2004년 이탈리아, 우리와 같이 분단국가였던 독일도 2011년 징병제를 폐지했다. 러시아도 2002년부터 모병제 전환을 추진했다. 유럽의 징병제 국가는 노르웨이, 스위스 정도다. 대치상황인 우리나라와 북한, 이스라엘 중국은 전 국민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징병제를 고수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모병제로 전환하는 이유는 막대하게 소요되는 군 병력 비용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다. 그러나 모병제로 전환 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다. 출산율 저하로 병력충원 문제 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가 현행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 단계인 ‘전문 병사제도’ 논의를 국회에서 공론화했다고 한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해 현재 62만 명인 병력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하는데, 모병제 전환의 첫 단계인 만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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