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크리스마스 선물

뉴욕의 빈민가 월세 방에 사는 제임스와 델라는 부부다. 그들은 서로에게 줄 크리스마스선물을 미리 준비 못 했다. 돈이 없어서였다. 해서 당일에서야 서로 모르게 선물을 준비했다. 부인은 자신의 긴 머리를 잘라 팔아 남편에게 줄 시곗줄을 샀다. 평소에 줄 없는 회중시계를 갖고 다녀서였다. 남편은 아끼던 시계 팔아 버리고 대신 부인이 브로드웨이 진열장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사고 싶어 했던 머리빗을 샀다. 부부는 그날 밤 선물을 교환한 뒤 둘만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행복해 했다. 미국 작가 오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의 줄거리다. 진정한 선물이란,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팔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언제부터 크리스마스 때 선물이 오갔는지 잘 알 수 없다. 다만 1800년대 미국 남부 흑인들 사이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말이 메리 크리스마스와 같은 의미로 쓰였던 것으로 보아 역사는 오래지 않은 것 같다. 당시 남부 흑인들은 크리스마스 아침에 누군가를 만나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먼저 외치면 상대방은 고마워하며 선물을 내놓아야 했다는 것인데 사탕이나 호두 정도를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전날 밤 어린이가 좋아하는 선물을 주는 풍습은 꽤나 오래다.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을 탄생시킨 성인 니콜라우스 시대부터 유래한다고 하니 1700년이나 됐다. 선물을 받기 위해 양말을 걸어두는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 어느 날 니콜라우스는 한 가난한 집의 세 딸이 지참금이 없어 결혼을 못 올리는 딱한 사연을 듣고, 몰래 그 집 굴뚝으로 금 주머니를 떨어뜨렸는데 이것이 벽난로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들어갔다고 해서다.

요즘 아이들은 선물을 받기 위해 빨간 양말을 걸어 놓고 크리스마스이브의 깊은 밤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오히려 며칠 전부터 평소 갖고 싶던 물건을 선물로 요구하기 일쑤다. 최근 아이들이 받고 싶은 선물 1위인 ‘터닝메카드’라는 고가의 변신 로봇도 그중 하나다. 덕분에 부모들이 품귀현상을 빚는 이 로봇을 구하기 위해 완구점마다 난리라고 한다. 과연 무엇이 자식을 위하는 일일까.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