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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자료집

 

지난 12월 22일(화)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6층 회의실에서는 다시 한 번 720만 재외한인사회를 생각할 수 있는 뜻 깊은 학술행사가 열렸다. 국가기록원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광복70주년기념사업회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기록학회와 재외한인학회가 후원한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이주와 정착 그리고 발전의 시간들’ 주제의 행사였다. 대학에서 수강 학생들을 적극 참여하지 않고는 늘 썰렁한 학술회가 되기 십상인데, 학생과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로 행사장은 만원이었다.

이번 행사는 국가기록원이 광복70년을 맞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자료집’(전 4권)의 발간을 기념하는, 현재 최종 교열작업 중이지만, 출판기념회 성격의 기념포럼의 일환이었다. 고려대 윤인진, 인하대 이진영, 독립기념관 김도형-박민영, 군사편찬연구소 심헌용, 성균관대 나혜심, 서울대 김태기, 부산외대 서성철, 청암대 김인덕 등 기획과 집필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발표와 토론자로 나섰다. 또한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자료집’ 아카이브 기록전시회가 함께 열려 행사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1903년 하와이 이민자 여행권(여권)과 미주한인의 독립행진 사진과 영상(1919), 1962년 브라질 이민단 출항 당시 영상,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정주 70주년기념행사(카자흐스탄) 자료 등 재외한인 이주 기록자료 150여 점이 전시되었다.

필자는 학술회의 좌장으로 전 4권으로 간행될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자료집’을 미리 살펴볼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동남아시아, 중남미까지 장(주제)별로 50쪽 내용에 재외동포의 기록자료를 중심으로 정리, 소개하는 지난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당일 학술회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되었지만, 한 장의 사진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당일 전시회 자료 부분에 대해서도 필자가 언급했지만, 어떤 기록사진을 선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기록원은 ‘광복70년을 맞아’ 700만 재외동포 이주의 역사를 통해 국내외 한민족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화합과 상생의 공감대를 조성하고자 했다고 자료집 발간의 취지를 밝히고 있다. 중국과 일본 편을 집필한 연구자들이 재외동포의 역사를 한국의 입장에서 쓸 것인가? 아니면 거주국(동포사회)의 입장에서 쓸 것인가? 어려움을 토로한 바도 있으나,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자료집’은 결국 재외동포사회에도 소개될 것이 아닌가? 균형을 잡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집필자들은 국가기록원이 제시한 집필방향, ‘원문 자료에 대한 객관적·사실적 설명 위주로 집필하고 집필진과 자문단의 수시 협의’ 부분을 다시 숙고할 필요가 있다.

해외독립운동 편의 사진 부분의 경우이다. 미주 편은 ‘미주 한인의 3·1운동’ 편을 별도로 구분하고 서술했기 때문에 당연히 1919년 4월 14일 필라델피아에 거리를 행진하는 미주한인의 ‘역사적인 사진’이 실렸다. 그러나 초기 독립운동의 중심지인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한인들이 트럭을 타고 시내를 행진한 1919년 3월 17일 시위운동의 ‘사진’은 없었다.(전시회뿐만 아니라 자료집에도) 또한 중국 편에서 꼭 실렸어야 하는 1919년 3월 13일 용정 서전벌판(지금은 용정시내의 번화가)에서 일제의 총칼에 맞선 ‘용정 3·13 시위운동’ 사진도 빠졌다. 미주한인사회에서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기록자료로 나온 것을 기뻐하겠지만, 중국조선족(재한중국동포 포함)사회나 독립국가연합 고려인사회로서는 지극히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조선족과 고려인사회가 자부심을 갖는 일이 바로 조국광복을 위해 싸운 자신들 선조들의 역사가 아닌가.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자료집’의 출간을 기다리면서 학술회장에서 한 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스토리텔링의 자원’으로서 한 장의 사진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사진에 담긴 메타데이터(속성정보 metadata) 또한 중요하다. ‘한 장의 사진’과 관련한 데이터를 담은 디지털콘텐츠가 제작되어야 더 풍성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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