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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사랑의 온도계

자선활동을 보고 듣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해지는 현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테레사 효과’도 그중 하나다. 지난 1998년 하버드대 데이비드 매클레인 교수팀은 자원봉사 경험자 15명과 무경험자 15명을 대상으로 테레사 수녀의 기록영상을 보기 전·후의 타액을 채취해 성분 변화를 비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영상을 보고난 후 피실험자의 면역 항체가 급등했고, 특히 자원봉사 유경험자의 수치는 무경험자보다 갑절가량 높았다는 것이다. ‘테레사 효과’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이 같은 현상을 ‘남을 도울 때 느끼는 최고조의 기분’이라 해서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 부른다. 미국의 내과의사 앨런 룩스가 3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근거로 만든 조어다. 대부분의 기부자들이 중독성을 띠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맘때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훈훈한 이야기와 기부액이 1년 중 최고에 달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기부금의 60% 이상이 매년 12월과 1월에 집중된다는 조사도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매년 11월 말 열리고,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12월 초 등장하는 연유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기부 문화는 아직 수준이 낮다. 기부지수 또한 세계 145개국 중 올해 64위다. 상위권인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영국, 네덜란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1위가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미얀마라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통사람들의 기부 선행은 척박한 세상에 단비가 된다. 또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한 감동을 안겨 주는 ‘작은 기부 영웅’들이 많을수록 사랑의 체온은 뜨거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밑 우리사회는 여전히 썰렁하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현재 희망 2016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사랑의 온도탑’ 온도계는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다. 따라서 경기 침체로 유독 더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들의 체감온도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행복바이러스’라는 ‘성금과 기부’, 들불처럼 번지는 기적을 기대해 본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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