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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丙申)년 새해 아침이다. 올 한 해를 정겨운 덕담과 칭찬으로 시작해 보자. 서로의 복을 빌고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덕담은 말을 할 때도 그렇지만 들을 때 더욱 기분 좋다. 비록 형식적이고 의례적이라 해도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주기도 한다. 덕담은 상처를 치료하는 영약이 되고 사랑을 일구는 묘약이라는 말도 있다. 윗사람으로부터 듣는 덕담 한마디는 한 해 동안 가슴에 새기고 다니는 금언이 될 수도 있고 한 가정의 좌표가 되기도 한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말 속에 어떤 신비한 힘이 배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건네는 축복과 축하의 말을 했다. 그것이 덕담이다. 서로 공경하는 뜻으로 예를 갖추는 인사와 구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덕담은 그렇게 되라고 축원하는 것이 아니라 벌써 그렇게 되었으니 고맙다고 경하하는 것이다. ‘장래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상대방을 치켜세우면 그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과거형의 말을 통해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는 셈이다.

‘올해엔 부자가 되었다지요? 그리고 복도 많이 받으신다죠.’ 상대방의 형편에 따라 노총각에게는 ‘올해는 장가 갔다지.’라 하기도 하고, 시험을 치를 사람에게는 ‘올해 꼭 합격했다지.’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올해는 더 많이 벌었다지.’ 하기도 한다. 좋은 의미의 ‘말이 씨가 된다’는 의미니 듣기만 해도 이루어진 것 같아 뿌듯하지 아니한가. ‘긍정의 힘’을 일찍부터 간파한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요즘은 칭찬도 일종의 덕담이라 한다.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를 길러주고 인간관계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어 그렇다는 것이다. ‘칭찬은 인간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햇빛’이라는 명언처럼 칭찬이 넘치는 사회는 긍정의 힘으로 가득 차게 마련이다.

하지만 각박하고 험하게 바뀐 세상 덕분에 덕담과 칭찬이 인색한 사회가 된 지 오래다. 오히려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 왈가왈부하는 험담이 더 판을 친다. 올해부터는 바뀌었으면 좋겠다. 욕심을 버리고, 거창하지 않지만 따뜻하고 정감 있는 덕담과 칭찬이 넘쳐나는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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